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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CK/KIRK 영픽 번역/[-ing] In Time

[스팍/커크 영픽 번역] In Time (5장: 열여섯 살 -1-)

Neble 2016. 9. 22. 03:43

 In Time By yeaka

 

Transformative Works Statement:

I hereby give permission for anyone to translate any of my fanfiction works into other languages, provided they give me credit and provide a link back to my profile or the original work. Thank you for the interest; I'm always honoured when people ask to translate my wo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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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열여섯 살 (1)

 

짐이 다른 사람에게서 배웠는지의 여부는 스팍도 확실히 알진 못했다. 짐은 아니라고 했지만 스팍이 경험한 바에 의하면 언제나 전적으로 신뢰하기 힘든 게 인간이었다. 스팍도 짐의 말을 믿고 싶었다.

짐은 처음 치고는 운전 실력이 훌륭한 편이었지만 빠르다고 노골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과속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두 사람은 사막에서 운전 연습을 했다. 스팍은 보조석에 앉았고 핸들을 잡은 짐은 타탄 무늬 재킷을 바람에 날리며 얼굴엔 미소를 띠고 있었다.

 

이런 건 어때?”

 

짐이 웃으며 고속도로로 차를 돌렸다.

 

회전할 때 정확도가 조금 부족하지만 괜찮은 편이야.”

호버카였으면 좋았을 걸. 소음이나 먼지가 덜 날 텐데.”

 

짐이 또 다시 거칠게 원을 그리는 바람에 스팍의 몸이 한쪽으로 쏠렸다. 차는 도로를 벗어나 모래 위로 올라섰고, 짐은 조금 달리다 차를 돌렸다.

 

시내로 가도 돼?”

내일 가. 교통 법규를 익혀야지.”

 

시내엔 눈에 띨 정도로 차량이 많은 적이 없었지만 신호등이나 교통 표지판은 있었기 때문에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짐이 장난스런 표정을 했다. 평소와 별다를 것 없는 표정이었다.

 

내가 지금 간다고 하면 막을 방법은 있고?”

 

스팍은 벌칸식으로 목을 꼬집을까도 생각했다. 필요만 하다면 언제든 할 의향이 있었다. 하지만 스팍의 대답은 짧았다.

 

내가 널 존중하니까.”

 

짐이 한숨을 쉬었다. 두 사람이 탄 차는 집으로 향했고, 스팍은 정말 집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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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과 쇼핑을 하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었다. 짐이 맛있게 먹을 게 틀림없을 음식들을 사다두는 건 좋았지만 짐이 고른 음식들 대부분을 골라내야 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기도 했다. 짐은 건강에 대해서는 생각도 하지 않고 기분대로 고르는 경향이 있었다. 카트에 와인을 집어넣고는 요리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짐이 요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와인을 사용한 지구 요리 몇 가지를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던 스팍은 와인을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짐이 등 뒤에 감추고 있을 보드카보다는 와인이 낫다고 생각했다. 커크 제독님은 짐에게 용돈을 조금 주셨지만, 짐은 종종 돈을 벌기 위해 일을 구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일 이야기가 나오면 아무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짐은 그저 돈에 관심이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짐은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기를 좋아했다. 짐은 카트에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를 집어넣었고, 스팍은 도로 꺼내놓았다.

 

아우, 간식도 사야지.”

쿠키는 간식이 아닌가?”

난 성장기 청소년이라고. 간식을 많이 먹어야 해.”

 

짐이 혀를 빼꼼 내밀었다. 스팍은 진작 자리를 떠 시리얼 코너로 향했고 짐이 스팍의 뒤를 따랐다. 어째서인지 두 사람은 과할 정도로 시리얼을 살펴보았다. 아마 합성기보다는 신선하면서도 요리를 하는 것보다는 빠르고 간편하기 때문이리라. 짐은 카트를 뒤따랐다.

 

첨가물이 들거나 여러 가지 맛으로 변형된 콘플레이크가 온갖 포장에 담겨 있었다. 짐은 당도가 높을수록 좋아했지만 짐이 떠드는 동안 스팍은 옆면의 영양 성분표를 보고 아마씨와 건포도가 든 상자를 집어 들었다.

 

학교를 졸업하면 사관학교에 가려고. 우리 반에서 사관학교에 갈 애들은 없을 것 같은데 난 스타플릿 대원으로 타고난 것 같아. 우주에 꼭 가고 싶거든.”

 

스팍이 고개를 끄덕였다. 스팍은 늘 짐이라면 결국 스타플릿에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짐의 방은 우주선 모형과 은하계 포스터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짐이 좀 더 열심히 노력하고 규칙을 준수하는 법만 배운다면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간혹 행동은 삐딱했지만 짐은 상당히 영리했고, 성적도 여전히 훌륭했다.

 

그때까지 너도 스타플릿에 있을 거야?”

 

짐이 말린 과일과 벌꿀이 든 시리얼을 집어 들었다. 스팍은 짐이 집어든 맛을 살펴보고는 자신이 골랐던 것을 도로 꺼냈다.

 

그건 확실하지 않아. 졸업을 했더라도 사관학교 자체의 기능을 향상시킬 기회는 충분히 많거든.”

우주에 안 가고도, 맞지?”

 

짐이 덧붙이는 말에 스팍이 잠시 멈췄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스팍은 젊었다.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미래의 일은 짐과 대화하기 꺼려지는 주제였다. 어린이들은 무한한 우주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스팍은 짐이 안정되고 편안한 곳에 머물기를 바랐다. 그래도 스팍은 입을 열었다.

 

네가 충분히 나이를 먹거나 네 어머니가 돌아오신 뒤라면 우주를 탐험할 기회가 충분히 있을 거야. 몇 년 더 기다린다고 달라질 건 없어.”

 

짐이 어깨를 으쓱했다.

 

행성 하나가 슈퍼노바로 변해서 내가 보지도 못한 행성들을 삼켜버릴 수도 있잖아.”

그 대신 새로운 문명이 워프 기술을 발견할 수도 있어. 스타플릿 장교에겐 인내심이 필요해.”

스타플릿에서 뭘 배우는지 봐야겠어.”

 

스팍이 카트에 시리얼을 집어넣는 걸 보고 짐이 웃었다. 스팍 또래의 여성이 지나가는 걸 본 짐이 카트를 복도 쪽으로 바싹 붙였다. 짐은 미소를 띠고 여성이 모퉁이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스팍을 쳐다보았다. 짐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기분이이상했다. 어쩌면 벌써 다 자란 건지도 모른다. 가끔 스팍은 자신과 짐이 얼마나 다른 건지 판단할 수 없었다.

 

나중에 내가 스타플릿에 들어가게 도와줄 거지?”

 

어머니가 스타플릿의 제독인 짐에게 스팍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스팍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우주선의 속도를 높이며 우주를 휘젓고 다니는 짐의 모습을 떠올렸다. 스팍은 짐이 스타플릿에 입학할 때 조타수는 되지 말라는 충고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항해사가 좋을 것이다. 그거라면 아마 안전할 테다.

 

어째서인지 두 사람은 다시 빵집으로 돌아가 짐이 골랐던 케이크를 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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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팍은 분수 옆에서 또래 청소년들과 대화를 나누는 짐을 지나쳐 익숙한 주차장에 차를 댔다. 짐이 몸을 돌려 성큼성큼 뛰어 오더니 뒷좌석에 가방을 던져 넣고 스팍이 문을 열기도 전에 운전석 문을 열었다. 스팍은 천천히 차에서 내려 셔츠를 정돈했다. 그리고 당황한 내색을 최대한 감추며 어색하게 차 주위를 빙 둘러 보조석으로 향했다.

 

나중에 호버크루저를 살까 해.”

 

짐이 보조석에 앉는 스팍을 바라보며 가볍게 말을 걸었다.

 

구할 수만 있다면 구식 오토바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무척이나 위험한 소리였다. 짐에게 그렇다고 말해봤자 좋을 게 없어서 스팍은 그저 인상을 찌푸렸다. 주차장에서 튀어나가듯 차를 출발시킨 짐은 도로로 거칠게 방향을 틀고는 두 사람이 지내는 집 옆을 통과하는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짐 스스로 주의하기를 2분 간 기다리던 스팍이 입을 열었다.

 

규정 속도를 초과했어.”

미안.”

 

짐이 코웃음을 치고는 살짝 속도를 늦췄다. 스팍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스팍은 위험한 일을 좋아하는 짐의 성향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짐이 뜨거운 태양에 몸을 젖혔다.

 

내일은 내가 차 끌고 학교 갈래.”

 

짐이 스팍의 반응을 살피려 흘끔거렸다. 허락의 말을 하는 것도, 짐이 다치는 것도, 스팍이 원하는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제독의 차를 맡은 이상 또 다시 사고 소식을 전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짐은 법적으로 운전이 가능한 나이였고 최근에는 면허마저 취득한 상태였다. 스팍이 그러겠다고만 하지 않았어도 여전히 짐을 마중하고 배웅할 이유가 없었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을 밟는 짐을 막을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서 스팍은 마지못해 허락했다.

 

대신, 학교에 무사히 도착하면 나한테 연락해 줘.”

 

반대를 할 줄 알았던 짐은 놀랍게도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말해두겠지만, 그거 되게 민망한 일이야.”

안전을 위해서라면 민망함은 아주 사소한 희생에 불과해.”

 

짐은 눈을 흘기면서도 그 조건을 받아들였다. 운전을 계속하던 짐은 최근에 스팍이 맡은 임무에 대해 물어보기까지 했다. 스팍은 자신이 쉽게 풀어서 설명한 말을 거의 다 알아듣는 짐을 보며 뿌듯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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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만든 프로그램의 서브루틴 문제로 페리 교수에게 붙잡히는 바람에 스팍은 평소보다 늦게 귀가했다. 차고는 외출할 때와 마찬가지로 불이 꺼져 있었고 차도 그대로 있는 것을 본 스팍은 만족했다. 좋군. 짐이 외출하기엔 너무 늦은 시각이었지만, 그 점에 있어서도 짐과 스팍의 의견은 다를 터였다.


스팍은 차고에서 바로 제 방으로 올라가 제복을 벗고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복도 건너편 욕실에서 이를 닦은 스팍이 조용히 짐의 방문을 두드렸다. 아무런 대답이 없자 스팍은 짐이 잘 자고 있는지 확인하려 빼꼼 문을 열었다.


침대가 비어 있었다. 스팍이 살짝 얼굴을 찌푸리며 방문을 닫았다. 짐이 있을만한 곳을 짐작해 보기도 전에 거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인간이 내는 소리였는데 무엇인지는 잘 파악할 수 없었다. 키득대는 소리? 짐은 어쨌든 그렇게 높은 소리로 키득대는 일이 거의 없었다. 변성기를 맞이한 뒤에는 그랬다.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며 즉시 계단을 내려가 거실로 향하는 스팍의 마음속에 두려움이 커져갔다. 집 안에 불이 켜진 곳은 없었지만 조금 열린 커튼 사이로 달빛이 스며들었다. 거실 문 앞에 서자마자 스팍은 소파 위에서 여자와 엉켜 있는 짐을 발견했다. 멈춘 스크린 영상 아래 짐은


짐은 여자에게 입을 맞추고 있었다. 한 팔은 여자의 허리를 감은 채였다. 여자는 두 팔로 짐의 목을 감쌌다. 이불이 두 사람을 반쯤 덮고 있었다.


두 사람은 스팍이 온 줄도 모르는 것 같았다. 스팍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우선 본능적으로 떠오른 생각은 달려가 두 사람을, 저 소녀를 짐에게서, 자신이 키우고 돌봐야만 하는 짐에게서 떼어놓는 것이었지만 정신 나간 행동으로 보일 터였다. 그냥 자리를 뜨는 게 옳았다. 아니, 스팍은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이 무책임한 행동을 할지도 몰랐다. 아직 어린 짐은 그런 행동에 따르는 끔찍한 후유증을 이해도 못 할 것이다. 게다가 23시가 지났으니 저 소녀를, 짐보다 나이가 많을 리가 없는 저 아이를 집에 데려다 줘야만 했다. 소녀의 부모님이 심히 걱정할 것이다. 스팍은 심히 걱정했다. 짐은 너무 빨리 자랐다. 몇 년이나 지났는데,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찰나처럼 느껴졌다. 소파에 앉은 짐의 모습에서 스팍은 다 큰 성인 남자의 모습과 자신을 향해 손을 뻗는 열두 살짜리 아이의 모습을 동시에 발견했다. 두 사람의 소파였다. 두 사람이 앉는 자리였다. 그런데 인간 여자가 그곳에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던 스팍은 얼마나 오래 그 자리에 서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 때 마침내 눈을 뜨고 스팍을 발견한 짐이 급히 입술을 떼고 소리쳤다.

 

스팍!”

 

여자가 끽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몸을 굳혔지만 스팍이 그리 무섭지는 않았는지 스팍을 돌아보고서는 긴장을 풀었다. 짐이 아는 사람이라서 그런지도 몰랐다. 짐이 입을 뻐끔거리더니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여어.”

여어.”

 

평소 여어같은 인사는 하지 않는 스팍이 짐의 말을 따라했다. 스팍이 입을 열었다. 이런 행동을 하기엔 짐이 너무 어리다고, 방으로 들어가라고 말을 해야만 했다. 여자는 스팍이 배웅해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여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근데 좀시간이 늦었으니까 아무래도 난가야겠다.”

 

여자가 짐에게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짐은 불만스럽고 실망스러워 하면서도 뒤통수를 긁적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분위기도 깨진 것 같고.”

내일 생물 시간에 보는 거지?”

 

여자가 짐을 향해 눈썹을 깜빡거리는 모습에 스팍은 심기가 매우 불편했다. 짐이 씨익 웃었다.

 

. 내가 바래다줄게.”

 

그 말에 스팍이 얼른 끼어들었다.

 

내가 바래다주지.”

 

하지만 결국 스팍은 짐이 운전하는 차 뒷좌석에 어색하고 이상한 기분으로 앉아 여자를 바래다주게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두 사람 사이에는 긴장감만 가득했고, 입을 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날 일은 둘 다 기피하게 될 것만 같은 일들 중 하나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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