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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CK/KIRK 영픽 번역/[-ing] In Time

[스팍/커크 영픽 번역] In Time (6장: 열일곱 살 -1-)

Neble 2016. 10. 9. 03:08

 In Time By yeaka

 

Transformative Works Statement:

I hereby give permission for anyone to translate any of my fanfiction works into other languages, provided they give me credit and provide a link back to my profile or the original work. Thank you for the interest; I'm always honoured when people ask to translate my wo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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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열일곱 살 (1)

 

작게 덜커덩하는 소리에 스팍이 꿈에서 깨어났다. 몽롱함이 가시자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조금씩 흔들어 깨우는 게 느껴졌다.


스팍이 손을 들어 이마를 쓸었다. 짐이 제게 몸을 굽히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구나.”

 

짐이 놀라운 일이라도 되는 듯 속삭였다. 스팍이 얼굴을 찌푸렸다. 짐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늦어도 22시까지는 귀가를 해야 했다. 커뮤니케이터도 소지했어야 했다. 짐이 머쓱한 듯 어깨를 으쓱였다.

 

미안해. 붙잡혔어.”

 

짐은 즐겨 입는 검은 재킷에 머리도 웬일로 단정하게 정돈한 채였다. 스팍은 창문을 타고 넘어드는 달빛에 비친 짐을 바라보았다. 유난히 멋진 모습이었다. 데이트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게 타당했다.

 

짐은 스팍의 발치를 넘어 넓지도 않은 소파에 기어 올라와 옆에 누웠다. 용케 두 팔을 모은 짐이 주춤거리며 스팍 옆에 바싹 몸을 붙였다. 짐이 소파에 간신히 몸을 뉘이고 한숨을 쉬었다.

 

잘 자.”

 

스팍이 끙 소리를 했다.

 

침대에서 자야지.”

 

스팍은 짐이 움직이기만을 기다렸다. 짐이 스팍의 길을 막은 셈이기 때문이었다.

 

자려고 하잖아.”

네 방에서 말이야.”

 

짐은 느긋하게 대답했다.

 

잘 자, 스팍.”

.”

 

짐이 눈을 번쩍 떴다. 어둠 속에서도 그 눈은 무척이나 푸르렀다. 스팍은 그 눈을 마주볼 때마다 이제 짐이 남자라는 사실이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식으로 눕고 보니 두 사람은 거의 덩치가 비슷했다. 짐은 전보다 강했다. 이제 짐은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반항할 수도 있었다. 스팍은 종종 그런 상황에 대비했다. 하지만 짐은 겨우 한숨을 쉬는 게 다였다.

 

그래.”

 

그리고 짐은 몸을 일으켜 지친 듯 거실을 떠났다. 스팍은 조금 기다렸다가 제 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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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늦을 줄은 몰랐지만, 늦은 귀가는 진작 예상되던 바였다. 짐에게 연락하자 짐은 걱정 말라고 대답했다. 저녁도 먹고 적당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겠다고도 했다. 스팍은 다시 일에 몰두했다.

 

일은 평소보다 훨씬 늦게 끝나서 이제는 해만 뜨지 않았지 벌써 날이 바뀌어 있었다. 어두운 차고로 돌아온 스팍은 조용히 복도를 지나 신발을 벗기 위해 현관으로 향했다. 짐은 이미 잠들었을 시간이었고, 짐이 아무리 깊이 잠드는 편이긴 해도 스팍은 짐을 깨우고 싶지 않았다. 2층으로 반쯤 올라가던 스팍은 문득 물을 마시고 싶어져 주방으로 향했다.

 

스팍이 컵을 꺼내려 선반으로 손을 뻗는데, 신음이 들려왔다. 짐의 신음이었다. 제 아무리 시끄러운 곳에서도 스팍이 못 알아들을 리 없는 목소리였다. 게다가 지금 들려오는 소리에 스팍은 즉시 얼굴을 뜨겁게 물들였다. 손을 내리자 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더 높은 소리는, 짐이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자리를 비워주는 게 옳았다. 열일곱 살이면 벌써 그럴? 그럼 둘은? 목이 꽉 막혀왔다. 너무 이른 나이였다. 그럴 만한 나이일지도 모른다. 작년에 있었던 일 이후로는 아무 일도 없었지만 짐은짐은 최근에 부쩍 여성들과 친하게 지내는 경향이 있었다. 스팍은 생식 활동에 대해서는 짐과 대화를 나눈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들었을 게 틀림없다. 짐은 똑똑한 소년이다. 분명 피임 기구를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 똑똑한 소년이라면 더 나이가 들고 상대와 더 잘 아는 사이가 될 때까지 기다렸을 테니 두 사람이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 리가

 

확인하지 않는 게 옳았다.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짐이 무사한지는 확인해야 했다. 스팍은 주방 반대편으로 향하며 귀를 기울였다. 귀를 기울여보니 더 잘 들려왔다. 짐은 무사한 것 같았다. 하지만 스팍은 꼭꼭 확인해야 했다. 짐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일 수도 있고 아니면

 

짐은 여자친구가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왜 아무 말도 없었던 거지? 머릿속이 혼란하고 심장이 더욱 아파왔다. 주방을 나선 스팍은 조심스레 복도를 지나 거실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짐은 소파에서 한 여성 위에 올라타 있었고 두 사람은 한 이불을 덮고 있었다. 짐은 멀쩡해 보였다. 짐의 방에 갔어야 하는데 두 사람은 그러지 않았다. 스팍은뒤로 물러났다.

 

스팍은 힘겹게 위층으로 향했다. 자신은 자연스레 성장하는 짐을 막을 입장이 아니었다. 짐은 피임 기구를 사용했을 것이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다음 날 아침에 조치를 취할 수도 있었다. 그런 게 아니더라도 무척 중요한 일이지만, 스팍은 짐이 아직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준비되지 않은 건 어쩌면 스팍 자신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스팍은 문을 열어둔 채 짐이 혼자 위층으로 올라오길 기다리며 뜬눈으로 누워 있었다. 하지만 짐이 진짜 혼자 올라오는 소리에 스팍은 깜짝 놀랐다. 한 사람의 발걸음 소리가, 욕실로 향했다. 타일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열린 창문 너머로 차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속도로를 지나가는 차 소리일 수도 있다. 어쩌면 여성이 떠나는 소리였을 수도 있다. 그 사실에 행복해야 하는 건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 짐이 하는 모든 일이 잘 되길 바라지만, 여성이 계속 있길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밤늦은 시간(엄밀히 따지면 오전이긴 하지만)에 여성을 돌려보내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니었고 짐은 잘 하려면 잘 할 수도 있었다. 그저 성관계를 위해 여성을 이용하는 건 옳지 않았다. 함께 밤을 보내는 예의 정도는 지켜주는 게 옳았다. 모든 게 서로 충돌하고 있었다.

 

스팍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겉옷을 걸치고 복도로 나가자마자 속옷만 입고 욕실에서 걸어 나오는 짐과 맞닥뜨렸다. 짐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웃고 있었다. 하품하는 짐에게서 정사의 향기가났다.

 

집에 온 거 보니 좋네. 일은 잘 했어?”

 

피곤에 잠긴 목소리였다.

 

목이 말라서.”

 

스팍의 말은 어색했다. 스팍은 짐을 지나쳐 계단을 내려갔다. 그런 핑계라면 아무 의심도 사지 않고 주방으로 향할 수 있고 나중에 거실을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생각지도 않게 짐이 뒤따랐다. 여전히 그 여자가 남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편했다.

 

짐은 스팍을 따라 주방으로 들어왔다. 짐이 보는 앞에서 거실을 확인할 수 없었던 스팍은 아무렇지도 않게 컵을 들고 싱크대로 향했다. 짐은 스팍 뒤에서 물었다.

 

근데 집에는 정확히 언제, 온 거야?”

 

스팍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속일 수가 없어서 민망해지는 질문이었다.

 

한 시간하고도 7분 전에.”

 

계산을 해 보려는 것처럼 짐이 시선을 위로 향했다가 입을 열며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 , 그럼 혹시 봤?”

 

짐은 그렇게 말꼬리를 흐렸다. 스팍은 질문이 모호하다며 답을 하지 않을 생각을 해 보았다. 하지만 스팍은 지금 어색하게 컵을 쥔 채 서서 전라에 가까운 짐이 땀에 젖은 몸으로 주방을 비추는 달빛 아래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하는 바는 아니었지만 대화가 길어질 게 분명했다. 스팍은 식탁 의자를 빼고 앉으며 짐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

고마워.”

 

짐이 스팍 맞은편에 앉았다. 짐을 바라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짐의 볼이 붉었다.

 

저기, 내가미안해. 시내에서 만난 여잔데, 어떻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되게 멋진 호버크루저도 있고 해서집까지 태워주면 좋겠다 생각했거든.”

 

어쩐지 스팍의 입안이 또 다시 말라왔다. 스팍은 다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가장 적절해 보이는 질문을 던졌다.

 

이름이 뭐야?”

 

짐이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몰라. J로 시작했던 것 같아.”

 

스팍이 미간을 찌푸렸다. 무척 부적절한 반응이었다. 짐이 머쓱하게 어깨를 으쓱했다. 짐이 뒤통수를 긁적이며 부연설명을 했다.

 

별로 마음에 든 건 아니야. 그냥궁금했어.”

 

그리곤 손을 떨궜다. 어째서인지 조여오던 가슴이 편해졌다. 못마땅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오히려 스팍은스팍은 조금 안심했다. 옳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도 이미 벌어진 일에 스팍은 여전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조금 불편했다.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할 거라는 거 나도 아는데, 솔직히, 난 한창 나이인데다, 인간은 호기심이 많거든? 소파는, 미안해. 앞으론 안 그럴 거야.”

 

물론 소파에서 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방문을 잠그고 하겠다는 뜻이겠지.

 

어느 쪽이 더 안 좋은 것일까. 스팍은 알 수 없었다. 항상 짐이 어디 있는지, 무사한지 확인해야 하지 않나? 도를 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스팍의 본성이, 본능이, 스팍 존재의 모든 것이 짐을 지키려고만 들었다. 짐의 침대를 차지하는 낯선 이는 짐에게 중요한 사람이든 아니든 위협적인 존재였다.

 

짐에게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이제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스팍의 기억력은 언제나 완벽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쩐지 흐릿했다. 스팍은 짐의 맨가슴을 보던 눈을 들어 푸른 눈을 바라보았다. 짐이 여성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교류하는 일은 잦았다. 대단히 놀랄 일도 아니었다.

 

멍하니 스팍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여전히 컵을 쥐고 있었다. 아마 과하게 꽉 쥐고 있을 것이다.

 

항상 조심하는 거 잊지 마, .”

 

그렇게 주방을 떠나 방으로 돌아간 스팍은 날이 밝은 뒤에도 한참동안 잠이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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