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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 Neble
Roll the Dice라는 팬픽을 읽는데 이런 장면이 나왔다. “함장님께서는 이미 식사를 마련하신 겁니까?” (“Have you procured nourishment for yourself yet?”)일항사가 느닷없이 물었다. “아니. 넌 했어?” (“No. Have you?”) “했습니다.” (“I have.”) “그렇군.” 짐은 스팍과 함께 먹길 바랐지만 연달아 두 개의 교대 근무를 한 일항사가 방에서 조용하게 쉬고 싶은 마음도 이해가 됐다. 스팍은 인간처럼 수면이 많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그에게 명상은 호흡과도 같았다. 짐은 그 자리에 서서 실망감을 감추느라 애쓰는 한편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스팍이 엄청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짐은 손을 꼼지락거리지 않으려 팔을 꼬며 몸을 돌렸다. “그럼 나중..
슬래쉬 취향을 보면 싫어하는 것만 잔뜩 써놨을 정도로 굉장한 편식쟁이라서 몇 개를 고르려니 그것도 힘들었다. 이미 여기 올려둔 소설은 가끔 생각나면 한 번씩 읽는 소설인데;;그래도 가장 많이 읽은 거라면 역시 In Time이 아닐까 한다. 번역하려고 열 때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보는데, 그냥도 열어서 본다. 몇 번을 봤는지 셀 수가 없음.1. In Time 좋아하는 이유: 쌍방삽질, 키잡/역키잡 요소 있음, 등장인물 적음 그리고 지금처럼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생각나는 뮤즈님의 소설은, 따뜻한 벌칸이 배경인 크리스마스 소설이라 겨울에 따뜻한 침대에서, 핫초코와 함께 읽으면 행복해진다.2. Please don't touch the Vulcans좋아하는 이유: 따뜻한 분위기, 커크만 모르는 스팍의 적극적..
엔터프라이즈호의 본래 임무인 보급이 끝나고 아이를 데리러 간 자리에서 스팍의 아내인 트프링은 정세가 불안한 에르겔리우스 2를 떠나고 싶다고 했다. 유전생물학을 전공한 과학자로서 벌칸의 상황을 모른 체 할 수 없다고도 했다. 트프링이 벌칸의 생태계를 재건하는 데 큰 힘이 되리란 것은 분명했다. 스팍이 망설이며 제 생각을 밝히자 함장인 짐은 흔쾌히 트프링의 승선을 허락했다. 물론 스타플릿의 기함인 엔터프라이즈호는 갑작스러운 손님 한둘 정도는 거뜬히 감당할 여력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갑작스러운 손님이 반갑다는 뜻은 아니었다. “애만 태우는 거 아니었어요?” 델타 베가에서 킨저와 단 둘이 보낸 지낸 시간이 길어서인지 스콧은 타인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논리를 사랑하는 순혈 벌칸인인 트프링은 미..
“어린애를 태워야 한다고요? 몇 살인데요? 설마 갓난아기는 아니죠?” 끔찍이도 아끼는 엔터프라이즈호에 변화가 생긴다는 소식에 스콧은 벌써부터 야단이었다. “열 살이 됐겠군.”“헉, 대체 몇 살 때 낳았다는 거야?” 무려 십 년 전에 아이 아빠가 되었다는 스팍의 대답에 맥코이는 놀라 자빠질 기세였고. “그게 중요한가?”“아니, 그건 아닌데….” 물론 스팍이 아빠가 된 나이는 지금 회의에 필요한 내용이 아니었다. 모두 의외의 상황에 호기심이 일었을 뿐이다. 하지만 짐은 호기심보다 씁쓸함이 앞섰다. 엔터프라이즈호에서 근무하는 중에 생긴 아이는 아닐 테니 갓난아이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열 살이면 자신이 클래식 셰비를 끌고 절벽으로 내달릴 때와 비슷한 나이였다. 짐은 늘 자신을 두고 우주로 향했던 어머니..
흥미진진한 소식에 설레는 마음으로 커피를 들고 왔던 제니스는 평소와 다름없는 함교 상황에 곧 흥미를 잃고 돌아갔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짐은 계속해서 전방을 주시하며 생각을 정리했다. 함교의 선원들은 충격적인 소식에도 아무 말이 없는 함장의 눈치를 보느라 연신 짐을 흘끔거렸지만 사실 짐은 그 소식이 주는 충격에서 벗어난 지 오래였다. 아내가 있는데 애도 있을 수 있지. 그런데 말이야. “정말 요령이 없다니까.” 짐은 자신의 혼잣말에 일제히 자신을 돌아보는 선원들에게 손사래를 쳤다. “아니, 아니. 혼잣말. 스팍, 그래서 보급 계획이 달라져야 한다고?”“네, 그렇습니다.” 폭탄을 던진 스팍이야 그렇다 치고 별로 놀란 기색을 보이지 않는 짐을 이해할 수 없는 엔터프라이즈호 선원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건 역시 ..
워프하는 엔터프라이즈호에서 바라보는 우주는 언제나 짐을 매료시켰다. 엔터프라이즈호는 쿠데타로 정권이 바뀐 위성 에르겔리우스 2에 보급 지원을 가는 중이었다. 윗분들은 참 순진한 구석이 있어. 민간인을 인질로 잡은 채 행성연합에 부담스러운 요구를 하는 현 에르겔리우스 2의 임시 수장 고르를 어르고 달래서 에르겔리우스 2가 연합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라는 명령을 받은 짐이 내심 혀를 찼다. 에르겔리우스 쌍성은 상당히 외곽에 위치한 행성단인지라 5년 탐사로 그나마 먼 우주로 나온 엔터프라이즈호가 워프 9 속도로 두 주는 가야 만날 수 있는 행성이었다. 그저 자원 말고는 볼 것 없는 행성이 버텨야 얼마나 버틴다고 그 요구를 다 들어주는지 모르겠다는 게 짐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자원 채취에 대해 과도한 세금을 매..
[스팍/커크 영픽 추천] So Here We Are의 번역 허락을 받았습니다. 헤헤~ 번역은 8월이나 되어야 시작하겠지만....ㅠ (정확하게 한 달 전이 마지막 포스팅이었군요 하하하)
스팍은 합리적인 결정을 존중하는 사람이었다. 주요 구성원이 벌칸인으로 구성된 팀인 VSA(Vulcan Speed-racing Association ; 벌칸 스피드레이싱 협회)는 세컨드 드라이버인 스팍에게 팀 오더를 자주 내리곤 했다. 팀 오더를 통해 퍼스트 드라이버인 스톤에게 더 좋은 순위를 양보한 결과가 기대 이하일 때도 많았다. VSA가 팀 오더를 내릴 때마다 자신의 팬들이 분통을 터뜨리더라도 스팍은 그저 퍼스트 드라이버와 세컨드 드라이버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는 게 팀 차원에서는 합리적인 모양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물론 스팍도 순위를 경쟁하는 레이싱 팀이 더 좋은 순위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일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VSA는 그 이름부터 벌칸인임을 당당히 드러내는 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