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SPOCK/KIRK 영픽 번역/[-ing] So Here We are (6)
Hey! Neble
So Here We Are By LieutenantLiv 짐이 서 있던 방이 갑자기 고요해졌다. 짐은 팔짱을 끼고 방을 둘러보았다. 어지럽혀지진 않았지만 남은 시간 동안에라도 청소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짐이 깨끗한 옷을 걸친 뒤 침대를 정리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시죠?”“짐, 들어가도 될까?” 스팍은 언제나처럼 정시에 문을 두드렸다. 짐이 급히 거울을 들여다보며 머리 모양을 손질했다. 여전히 엉망이긴 했지만 못 봐줄 정도는 아니었다. “응, 들어와.” 아직 붉은 스타플릿 생도복을 입은 채였던 스팍은 문 옆에 있던 짐의 책상 위에 전자패드와 책을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시험은 어땠어?” 스팍은 지친 듯도, 조금 짜증이 난 듯도 했다. 짐은 벌칸인이 로봇 같다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
So Here We Are By LieutenantLiv 4장: 커크의 이야기 (1) 짐은 스팍이 조심스레 일어나는 감각에 잠에서 깨어났다. 일어날 시간이 된 게 틀림없었다. 감은 눈 너머로 방이 훤한 게 느껴졌으니까. 스팍이 곁에 없으니 공기가 차갑게 느껴졌다. “널 그렇게 쉽게 보내줄 것 같아?” 짐이 웃으며 눈을 떴다. 그리곤 햇살에 눈을 찌푸렸다. 스팍은 침대 위에 무릎을 대고 섰다가 서서히 일어났다. “널 깨우지 않으려고 했지.” 스팍이 평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스팍은 짐이 뻗은 팔을 보고는 곁에 누울 만한 시간이 있는지 생각에 잠겨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짐이 더욱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저 갸우뚱한 고개 좀 봐. 왜 스팍의 습관 하나하나가 이토록 사랑스럽게만 보이는 걸까? 어째서 매일 같이 ..
So Here We Are By LieutenantLiv 3장: 스팍의 이야기 스팍은 제임스 T. 커크가 없는 삶은 생각할 수가 없었다. 마치 제 기억 속에 짐이 스며들기라도 한 것처럼. 제 과거는 그저 짐이 주인공인 쇼의 배경에 지나지 않았던 것처럼. 어쩌다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무척 강렬한 감정이었다. 이는 짐도 이미 지켜본 바 있었다. 하지만 스팍이 가장 알 수 없었던 부분은 그 감정을 다루는 법이었다. 이 문제를 직면해야 하는가. 아니면 감추는 게 나은가. 짐을 향한 제 마음이 얼마나 강렬한지 드러내지 않는 게 나은 것일까. 스팍은 두 사람의 경력에 해를 끼치고 싶지는 않았다. 사실 함장과 일등 항해사 사이의 연애가 금지되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에 관해선 알아봐야 할 것 같..
So Here We Are By LieutenantLiv 스팍은 침대 가에 앉아 있었다. 그는 마치 기도하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눈을 감고 입도 다문 채 불규칙하게 숨을 쉬었다.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짐은 제자리에 서 있었다. 뭘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용감하게 스팍을 쫓아오긴 했지만 와서 무엇을 할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스팍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안아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스팍이라 짐은 어쩔 줄을 몰랐다. 옆에서 조심스러워하는 게 더 스팍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것 같았다. 스팍은 짐이 자신을 불안정하다고 생각하는 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불안정한 게 사실이라고 해도. 그래서 짐은 아무렇지 않게 스팍 곁에 다가가 등 뒤에 손을 받치고 비스듬하게 앉았다. 아무 말..
So Here We Are By LieutenantLiv “왜 이래, 커크. 너한테 그 시험은 내가 우주선에서 눈 가리고 길 찾는 수준일 걸.” 스코티는 빠르게 걸어가는 스팍과 짐을 따라 잡으려 잰걸음을 걸었다. “쉬엄쉬엄해.” “스코티, 나 공부해야 해. 이 시험을 멋지게 통과해야...” “통과할 거야, 알면서. 넌 공부 안 해도 상위권으로 통과할 걸 다들 알고 있다고, 복 받은 자식.” “그래, 그런데 내가 공부를 하고 싶어서 하겠다면 어쩔 거냐, 스코티, 응? 내가 이 시험 때문에 평생을...” “넌 그러고도 공부를 정말 더 하겠다는 거냐? 한 시간 쉬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은 안 들어?” 스코티는 걱정하는 친구가 순수한 의도로 하는 말인 양 굴었지만, 눈썹을 씰룩거리는 모양새가 술을 마시겠다는 소리..
So Here We Are By LieutenantLiv Chapter 1: Spock “그에게 전념하고 있구나. (You are dedicated to him.)” 스타플릿에 입대한 지 3년, 배움에 전념한 시간 17년에 감정을 빼어나게 통제한 지도 21년이 되었는데 스팍에 대해 어머니가 내린 평가는 그랬다. 스팍이 제임스 타이베리우스 커크와 함께 일한 건 고작 삼 년 뿐이었지만 그 기간 동안 두 사람의 관계는 상당히 변화무쌍했다. (적어도 커크 쪽에선) 순수한 혐오와 좌절, 오해로 시작된 관계였다. 관계가 발전하며 서로의 불일치에 ‘대처하게’ 되었지만 예상대로 좌절과 오해는 여전했다. 하지만 그게 언제부터 변하기 시작했는지 스팍도 정확히 짚어내진 못했다. 둘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음을 깨달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