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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CK/KIRK 영픽 번역/[-ing] In Time

[스팍/커크 영픽 번역] In Time (3장: 열네 살 <2>)

Neble 2015. 12. 21. 12:10

 In Time By yeaka

 

Transformative Works Statement:

I hereby give permission for anyone to translate any of my fanfiction works into other languages, provided they give me credit and provide a link back to my profile or the original work. Thank you for the interest; I'm always honoured when people ask to translate my wo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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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간단한 질문이었다.

 

우린 왜 벌칸 음식은 안 먹어?”

네가 벌칸 음식을 좋아하리라곤 생각하지 않아.”

너만 불편하잖아. 넌 맨날 내가 좋아하는 음식만 먹어.”

 

잠시 말을 멈춘 짐은 축구공을 발로 멈춰 세웠다.

 

먹을 수 있을 거야.”

먹을 수 있다는 건 알아. 먹을 수 있다고 해도 좋아하는 건 별개이니 네가 좋아하지도 않을 음식을 먹을 이유는 없어.”

넌 맨날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만 만들어 주잖아.”

그건 달라.”

뭐가 다른데?”

그건 영양가가 높거든.”

 

짐이 공을 집어 들었다. 시합이 끝난 건 분명했다. 스팍이 짐에게 다가가자 짐이 물었다.

 

벌칸 음식은 영양가가 없어?”

아니, 많지.”

그럼 나가서 사먹자. 벌칸 음식 먹고 싶어.”

 

짐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스팍은 짐을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스팍이 그러자고 한 것도 아닌데 짐은 더럽혀진 옷을 갈아입으러 2층으로 올라갔고 스팍은 부엌 컴퓨터 앞에 앉아 식당을 검색했다. 그 지역에 벌칸 인구는 별로 없기 때문에 벌칸 음식을 하는 식당이 있을 성 싶지 않았다. 짐이 1층으로 내려왔을 때 스팍은 시내에서 몇 블록 더 들어간 잡화점에서 벌칸 음식 합성 칩을 파는 걸 알아냈다. 스팍이 차로 걸어가는데 짐이 물었다.

 

거기 나가서 클링온 음식도 먹어볼 수 있을까?”

클링온 음식은 복제하기 상당히 힘들어. 대부분 날 것이거든.”

그럼 만들 순 없어?”

애벌레를 쓰면 요리 몇 가지랑 비슷하게는 만들 수 있을 거야.”

애벌레?”

 

짐이 조수석에 앉으며 인상을 썼다.

 

클링온 애들은 애벌레를 먹어?”

기본적으론 그렇지.”

정말 싫다.”

 

스팍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크로노스와의 외교 관계는 좋게 봐 줘도 긴박한 수준이었지만 무례하게 굴 이유는 없었다. 차고를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스팍이 설명했다.

 

합성 칩을 사가지고 집에 와서 요리할 거야. 벌칸 요리 말고 다른 요리도 생각해 두는 게 좋을 거야.”

됐어.”

 

시내에 도착하자 짐이 마음을 바꿨다. 스팍은 짐에게 합성 칩을 둘러보면서 씹어 먹을 수 있는 말린 과일 한 봉지를 사주었고, 짐은 플로믹 수프 조리법을 골랐다. 계산을 하려는데 점원이 물었다.

 

이거 맛있나요?”

 

스팍의 대답은 간결했다.

 

당신이 벌칸인이라면 그럴 겁니다.”

 

짐이 뭐라고 생각하든 종족이 다르면 식성도 다른 법이었다. 짐이 스팍과 팔짱을 끼며 점원에게 말했다.

 

우린 벌칸인이에요.”

 

점원이 서글서글하게 웃었다. 스팍이 눈썹 하나를 들어 올렸지만, 거짓말을 정정해야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짐은 누가 봐도 인간이었으니까. 차로 돌아가는 길에 스팍이 한 마디 했다.

 

거짓말은 하면 안 돼.”

 

짐이 어깨를 으쓱했다.

 

뭐 어때. 벌칸인이라서 놀림당한 적 있어?”

 

큰 의미는 없는 말이었다. 짐이 하는 말은 대체로 그랬다. 스팍이 차 문을 닫았고 짐에게 칩을 준 뒤 두 손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무척 적당한 말이라서 많은 의미를 담을 수도 있었다.

 

스팍이 신중하게 대답했다.

 

아니. 난 벌칸에서 자랐으니까.”

, 그랬지.”

 

마치 잊고 있었다는 말투였다. 짐이 그 이야기에 관심을 끊길 바라고 한 대답이었지만 짐은 그저 스팍을 계속 바라보았다.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 게 분명했다. 갈 길이 멀었다. 한동안 스팍은 도로만 쳐다보았다.

하지만 짐에겐 배기지 못했고 그런 일은 흔하디흔한 일이었다.

 

인간 혼혈이라고 놀림을 당했지.”

.”

침묵이 흐르는 중 짐이 스팍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짐의 손은 스팍이 지난번에 느꼈을 때보다 더 커져 있었다. 짐은 매일 자라는 모양이었다.

 

기분 나쁘네. 내가 거기 있었다면 걔들은 나한테 얻어맞았을 거야.”

 

스팍은 기쁨과 따스함에 약간 찌릿한 통증을 느꼈다. 스팍은 자신도 그러고 싶었다는 말은 쏙 빼놓고 대답했다.

 

건설적인 해결방법은 아니었겠네.”

아니지, 그래도 유일한 방법이었을 걸.”

스타플릿에 들어가고 싶다면 정의관을 재정립하는 게 좋을 거야.”

 

짐의 손이 미끄러져 내려갔다. 짐은 단호했다.

 

상관없어. 누구든 널 괴롭히면 내가 때려줄게.”

 

물론 이제 스팍이 충분히 자라 제 앞가림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런 말은 우스웠다. 그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낮았다. 짐 외에 스팍이 만나는 사람이라곤 사관학교 동료들뿐이었다. 게다가 짐이 자신 대신에 싸우다가 다치는 걸 상상하니... 무척 괴로웠다. 그런 일이 일어날 일은 거의 없었기에 스팍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스팍이 말없이 운전을 하는데 짐이 크게 노래를 틀어달라고 했다.

 

두 사람이 집에 도착할 때쯤에 짐은 다시 배가 고프다고 했다. 스팍이 합성기에 플로믹 스프 레시피를 넣고 각자의 몫으로 한 그릇씩 만들어 식탁에 내어 놓았다. 짐이 맑은 국물을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보더니 한 마디 했다.

 

아무 냄새도 안 나.”

냄새를 맡으라고 있는 게 아니야.”

 

스팍이 숟가락을 들어 제 입술에 가져다대고 식히듯 바람을 불었다. 짐이 머뭇머뭇 스팍을 따라했다.

 

그리고 짐은 맛이 없을 거라는 표정으로 지레 인상을 쓰고 스프를 입에 넣었다.

 

그러나 짐은 곧 깨끗해진 숟가락을 뱉어냈다.

 

물 먹는 것 같아.”

벌칸 요리는 은근한 맛을 내지.”

별 맛이 없어

 

짐은 스프를 조금 젓더니 또 다시 한 숟가락 먹었지만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짐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평소 식사를 할 때와 달리 불평 없이 전부 마셔버렸다. 스팍은 그런 짐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했다.

 

아무 말 없이 식사를 하던 중 짐이 입을 열었다.

 

되고만 싶었으면 난 벌칸인이 될 수도 있었을 거야.”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말이군.”

“...그래. 엄청 두들겨 패고 다닐 거야.”

 

앞서 짐과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린 스팍은 자신이 따뜻한 미소를 짓지 않으려 노력하는 걸 깨달았다.

 

합성 요리는 진짜 요리와는 전혀 달랐다. 그래도 스팍은 고향을, 적어도 한 때 고향이었던 곳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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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되자 짐은 짐에겐 아직 오지 않은 인간의 사춘기를 다루는 생물학 수업을 듣게 되었다. 짐은 늘 성장했지만 어떤 일들은 유독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짐은 옷을 전부 새로 사야만 했고, 또 다시 특별한 이유 없이 반항의 징후를 보이고 커크 제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목소리도 갈라지기시작했다. 커크 제독은 웃으며 늦되다고 했다. 하지만 스팍은 그 말에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짐은 이제... 예전처럼 귀엽지만은 않았다. 스팍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낯선 개념이었다. 스팍은 사랑스러움이란 것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가끔 스팍은 눈동자 색이 더 옅고 자신을 의지하며 안아줄 수 있었던 어린 짐이 그리웠다. 이제 스팍이 짐을 안아 방으로 옮겨주려고 하면 몸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게다가 짐이 온갖 질문거리를 들고 집에 돌아오는 통에 이제 스팍의 입버릇은 어머니께 여쭤봐가 되어 있었다.

 

젠장, 엄마는 여자잖아. 엄마도 여자라고. 여자는 이해 못해. 이건... 남자들의 일이란 말이야!”

“‘남자들의 일은 학교에서도 배울 수 있는 법이야.”

 

스팍은 금요일에 제출할 과제 때문에 전자패드로 읽고 있던 리겔리안 회색 문어 군()에 대한 최근 연구 논문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짐이 스팍 옆에 털썩 주저앉더니 탁자에 다리를 올려놓았고 스팍은 짐이 집 안에서도 신발을 신고 있다는 사실이 불쾌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날 리가 없는데 가끔은 그렇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이건 계속 자라는 거야?”

 

스팍이 흘끔 쳐다봤지만 짐이 손에 든 것도, 가리키는 것도 없었다. 의아해하며 스팍이 되물었다.

 

이거라니?”

알잖아. 이거.”

 

스팍은 미처 몰랐지만 눈을 피하는 걸 보면 짐은 분명히 그곳을 보고 있었다. 처음으로 짐은 이런 상황을 자주 맞닥뜨리는 스팍만큼이나 불편해보였다. 짐은 됐어하며 투덜거리기를 그쳤다. 그리고 소파에서 일어나 문으로 걸어갔다.

 

.”

 

짐이 문간에서 스팍을 돌아보았다.

 

인간의 사춘기나 인간 청소년에 대한 지식수준이라면 나도 특별히 높지가 않아. 하지만 언제든 필요해서 날 찾는다면 환영할게. 당장 대답을 해 줄 순 없지만 알아봐 줄 순 있을 거야.”

 

짐이 코웃음을 쳤다. 더 웃고 싶은 눈치였지만 돌아온 건 이런 대답이었다.

 

고마워. 그냥 내일 로버트한테 물어볼래.”

 

스팍이 짐의 친구를 머릿속으로 떠올리고는 인상을 쓰며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친구들이 정확하게 대답을 해 줄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짐이 뜬금없는 질문을 해 왔다.

 

사각팬티가 나아 삼각팬티가 나아?”

 

스팍이 놀란 표정을 하자 짐이 설명했다.

 

헨더슨 씨가 둘 중 하나를 입어야 정자 수가 더 많다고 했는데 어느 쪽인지 기억이 안 나.”

 

짐의 정자 수. 짐은 열네 살이었다. 스팍은 짐이 그 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눈에 띌 정도로 인상을 쓰며 스팍이 대답했다.

 

네 나이에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 하지만 네 지식을 향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뜻에서 내가 조사를 해 보고 결과를 알려줄게.”
대단하네.”

 

짐이 밖으로 나갔고 스팍은 문어 군에 대한 건 제쳐두고 인간의 속옷을 알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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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엔 두 사람이 머리를 자르러 가는 곳이 있었는데 짐은 항상 두 사람이 같이 머리를 잘라야한다고 우겼다. 이번에 짐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스팍은 두 사람 몫을 예약해 두었다. 예전에는 스팍 스스로 머리카락을 잘랐다. 짐에게 맞추는 사이에 스팍도 익숙해져 있었다. 두 사람이 광이 나는 의자에 나란히 앉는데 늘 평소처럼머리를 자르던 두 사람에게 예고도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

 

그날은 짐이 자신의 뒤에 서는 젊은 여성에게 부탁을 했다.

 

콘로우로 할 수 있어요?

 

스팍이 그 말에 즉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스팍 뒤에 서 있던 미용사가 살짝 물러섰고, 짐 뒤에 선 여자는 웃으며 스팍을 쳐다보았다. 스팍이 되물었다.

 

콘로우?”

역사 수업 듣는 애 중 하나가 했더라고. 진짜 멋있어 보이던데.”

 

짐 뒤에서 미용사가 전자패드로 사진을 띄워 보여주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던 짐이 의자를 빙글 돌렸다.

 

, 맞아요.”

 

스팍이 인상을 썼다.

 

너희 어머니가 그런 머리 모양을 허락하실 것 같지 않아.”

그래서? 어차피 안 계시잖아.”

너희 어머니의 뜻에 따르는 게 내 일이잖아.”

 

짐이 항의를 했다.

 

내가 콘로우를 하면 안 된다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잖아.”

 

그 말에 약간 충격을 받은 스팍이 미간을 찌푸렸다. 짐의 미용사가 킥킥댔다. 짐이 아직 그런 작전을 쓰겠다고 나선 건 아니지만 말 자체는 틀린 말이 아니었다. 스팍 개인적으로 이 콘로우스타일은 괴상했다. 하지만 스팍의 의견은 짐의 전반적인 행복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아니었다. 그런 모양으로 학교에 간다면 놀림을 당할 것 같았지만 보아하니 학교의 아이들은 이미 그런 모습을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그래서 스팍은 그런 머리 모양이 마음에 안 든다는 말 대신 입을 다물어버렸다. 짐의 미용사가 한 마디 했다.

 

이 스타일을 하기에 네 머리길이는 조금 짧지만 최선을 다해볼게.”

 

웃으며 짐이 다시 의자를 똑바로 했다. 그리고 콘로우 스타일을 하고 말았다.

 

정말 끔찍했다. 짐은 스팍에게도 비슷한 머리 모양을 하라고 했다. 스팍은 짐을 무시했다.

 

일주일 후 지겨워진 짐은 스팍에게 콘로우를 풀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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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은 친구의 집에 있었다. 학교에서 바로 친구의 집에 가더니 자고 온다고 했다. 덕분에 스팍은 사관학교에서 하루 종일 있으면서 개인 공부를 하고 세미나 몇 개에도 참석할 수 있었다. 돌아왔다는 건 이상한 기분이었다. 스팍은 가끔씩 짐이 학교에 있는 동안만 사관학교에 왔었다. 한 번은 몇 년 전에 기숙사에서 스팍과 방을 함께 쓰던 인간과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는 광장에 앉아 있었고 스팍이 인간 식으로 손을 흔들 때조차도 스팍을 알아보지 못했다. 스팍은 현재는 상륙 중인 USS 브래드버리 호의 함장에게 직접 보고서를 제출할 수도 있었다.

 

스팍의 보고서는 승리가 불가능한 계획을 해결하면서 장교들의 훈련을 돕는 육성 프로그램의 개요였다. 대령은 스팍이 제출한 전자패드를 슬쩍 훑어보기만 하고도 감동한 눈치였다. 함장은 다른 함장들과도 정보 공유를 하며 사관학교에 적용하는 것을 의논해 보겠다고 했다. 스팍은 영광으로 생각하면서도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그 때 함장은 커크 제독에게 익히 이야기를 들어왔다며 두 달 안에 현재의 임무를 그만두고 USS 브래드버리 호에 승선하면 하급 과학 장교 자리를 하나 내어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스팍은 생각해 보겠다고 이야기를 끝냈다.

 

하지만 스팍은 아직 헤어진 지 열두 시간이 채 안 된 것도, 그러니 무척 비논리적이란 것을 잘 알면서도 짐을 그리워하며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보냈다. 스팍은 USS 브래드버리 호가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은 함선이며 현재 커크 제독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건 옳지 않다고 일찍이 마음을 굳혔다.

 

짐은 낯선 곳에서 사 온 사탕을 기뻐하지 않을 만큼 커버렸지만 그래도 스팍은 집에 돌아가기 전 사탕 가게에 들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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