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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CK/KIRK 영픽 번역/There is a reason

[스팍/커크 영픽 번역] There is a reason (15장 침입자)

Neble 2014. 6. 21. 22:04
 

15장 침입자




스타플릿 본부가 공격당한지 10시간하고 21분이 지났을 때, 스팍은 다른 상급 선원들과 함께 엔터프라이즈호로 향하는 셔틀에 탑승했다.

“…선의(船醫)로서 하는 말인데―”

“나 말짱해, 본즈.”

셔틀 정류장 밖에서 커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맥코이 박사와 커크는 잠시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눴다. 43초가 지나자 커크가 두 사람 사이에 한 자리를 비워두고 스팍 옆 복도석에 앉았다. 커크는 빈자리에 서류철을 내려놓았다.

“현황 보고해, 스팍.”

즉시 스팍은 커크의 목소리에 담긴 피곤을 알아차렸다.

“엔터프라이즈호는 저희 도착 시간에 맞춰 출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말하면서도 스팍은 커크가 압박을 받지는 않는지 열심히 살폈다.

“잘 됐네.”

커크가 한숨을 내쉬며 서류철을 집어 들었다.

“잘 됐어.”

뒷자리에서 맥코이가 몸을 굽히고 피곤해 보이는 커크를 검사했다.

“함장님, 복직을 신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팍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커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별 거 아냐.”

“다시 함장님 밑에서 일등 항해사로 일하게 된 이상, 이제는 임무 내용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할 의무가 있습니다.”

마커스 제독이 전쟁을 부조리할 정도로 쉽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노골적인 사살 명령은 존 해리슨이 가진 권리를 명백히 침해하고 있음을 주목해야만 했다.

“그러시겠지.”

커크가 비아냥거렸다.

“스타플릿 규범 어디에서도 재판 없이 사형을 선고하는 법은 없습니다.”

커크가 어두운 표정으로 시선을 드는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스팍이 말을 이었다.

“마커스 제독님도 함장님도 잊고 계신 것 같습니다. 클링온 거주 영토에 어뢰를 선제 사격하는 일 또한―”

“그 지역에 거주자가 없다고 말한 건 너야. 사상자는 한 명밖에 없을 거라고.”

커크는 서류철로 시선을 돌렸다.

“못 들은 것 같아서 덧붙이자면, 우리 명령은 스타플릿 규범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어.”

네. 이 임무는 온전히 사적인 임무입니다. 스팍이 커크가 평온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과는 별개로, 클링온과 전쟁을 시작하는 일은 정의롭지도 않을뿐더러 만족할 사람도 없다. 존 해리슨을 향한 복수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달려있었다.

“잠깐, 잠깐.”

뒤에서 맥코이가 끼어들었다.

“클링온한테 어뢰를 쏠 거라고?”

“규범을 떠나서 이런 행위는 도덕적으로 옳지 않으며―”

“규범을 떠나서 화산에서 널 끌고 나온 건 도덕적으로 옳았지. 칭찬 한 마디도 못 들었지만.”

스팍이 다시 입을 열자 커크가 되받아쳤다.

약한 유대를 통해 좌절감이 흘러나갔다.

“후아, 짐, 진정해.”

“로봇한테 도덕 교육 받는 것도 아니고.”

커크가 쏘아붙였다.

“비난으로 돌아서신 것을 보니 자기방어를 하신다는 뜻이며, 따라서 제 의견이 전달됐다고 생각합니다.”

스팍은 또 짜증이 났다. 반려는 고집을 부렸다. 전날 무슨 일이 있었든 그토록 중요한 임무를 받은 함선의 함장이라면 감정적으로 동요된 상태에서 지휘를 해서는 안 된다. 그 사실을 알려준 이가 짐이었다.

“네 의견 안 물어봤거든. 본즈. 내 얼굴에서 그거 좀 치워.”

맥코이가 뇌파 장치를 보고 중얼거리며 손을 뗐다. 차분히 숨을 쉬면서 스팍은 초조함을 달랬다.

“함장님, 저희 임무 때문에 클링온과 전쟁이 시작될지도 모르며, 이는 말 그대로 비도덕적 행위입니다.”

스팍은 좀 더 합리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커크는 스팍을 바라보지 않았다.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실 것 같습니다.”

커크도 이 말에는 마음이 동하는 게 보였다. 이제 대화를 접을 시간이었다.

“커크 함장님.”

둘 다 고개를 들었다. 금발 여성이 커크를 보며 상냥하게 미소 지었다.

“과학 장교인 월리스입니다. 마커스 제독님께서 저를 엔터프라이즈호로 배치하셨습니다. 전입 명령서는 여기 있습니다.”

여성이 자기소개를 했고 커크가 웃어보였다. 그 모습에 스팍은 숨이 막혔다.

“저 외에도 과학 장교를 요청하셨습니까, 함장님?”

“그럴 걸 그랬나봐.”

커크의 말에 또 다시 명치를 얻어맞은 듯 심장이 조였다. 두 사람 사이의 골이 이렇게나 깊었단 말인가?

“캐롤 월리스 대위. 응용 물리학 박사, 첨단 무기 전공.”

커크가 전입 명령서를 읽었다.

“인상적인 이력이군요.”

스팍도 인정했다. 월리스는 스팍을 보며 알 수 없는 미소를 띠었다. 적의를 숨기려는 노력이 실패한 게 분명했다.

“이제 없어도 될 것 같군요, 제가 엔터프라이즈호로 복귀했으니 말입니다.”

뒷말은 태연하게 자신을 무시하는 커크에게 하는 말이었다.

“많으면 좋지 뭘. 앉으시죠, 박사님.”

월리스가 밝게 미소 지었다. 월리스는 함장과 자신 사이에 비어있던 자리에 우아하게 앉았다. 스팍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월리스를 바라보았다.

셔틀이 이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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