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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CK/KIRK 영픽 번역/There is a reason

[스팍/커크 영픽 번역] There is a reason (24 신 벌칸)

Neble 2014. 8. 13. 04:48


24장. 신 벌칸


이제 커크는 전과는 전혀 다른 눈으로 나이 든 스팍을 보았다. 물론 나이 든 스팍은 제 스팍과 다르지만 겉모습은… 백년 쯤 지나면 제 스팍은 나이 든 스팍처럼 보이리라. 자신은 곁에 없겠지.

커크는 그런 생각에 무너지지 않았다. 오늘은 아니었다. 커크가 언젠가 찾아올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며 눈물짓자고 두 사람이 바퍼-토까지 먼 길을 온 게 아니었다. 오늘은 둘의 결혼식 날이었다.

음. 공식적으로.

두 사람이 유대를 맺은 지는 사 개월하고도 사흘에 몇 시간이나 더 지났지만 사렉이 신 벌칸 거주지 시작 이래 수락 가문 최초 공식 유대 맺은 사람들로서 두 사람을 초청했다. 두 사람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고 보니 둘이 유대 맺었는지는 말 안 해 주셨군요.”

커크가 자신과 함께 예식이 열리는 원형 광장에 동행한 스팍 대사에게 말을 꺼냈다.

“우리도 유대를 맺었지. 하지만 우리 둘 다 워낙 고집이 센 탓에 짐이 제독이 될 때까지는 유대를 맺을 수 없었네.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을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어딘가 멀리 다른 행성에서 연구하느니 짐 곁에 있었으면 했던 시간이 있다는 건 인정하겠네.”

“우리가 운이 좋다는 소리 같은데요.”

커크가 조용히 대답했다.

“물론이지. 무척 운이 좋은 걸세. 큰 행복을 빌겠네, 친구여.”

두 사람이 원형 광장에 도착했다. 스무 명 쯤 되는 사람들이 서있었다. 아버지와 함께 있던 제 스팍이 다가왔다. 커크가 나이 든 대사에게 웃어주고는 제 반려를 맞이했다.

스팍은 전통 의상을 입었다. 장로들은 몸을 웅크린 괴물 석상처럼 보였지만, 스팍은 늘씬하고 어쩐지 위압적인 게, 무척 섹시했다. 감사하게도 벌칸인들이 커크는 의식 때 공식 제복을 입어도 된다고 허락해 주었다. 전통 의상을 입은 커크는 펭귄처럼 보일 터였다.

“그래서, 언제 시작하는데?”

“지금 바로 시작하네.”

스팍에게 물어보자 사렉이 오른편에 다가와 대답했다.

트파우가 한 가운데로 가더니 두 팔을 들었다.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한 가운데 트파우가 서고 자리를 벗어났던 몇몇은 사렉과 스팍과 짐을 남겨둔 채 뒤로 물러났다.

“Na'shayalar na'kanok-veh la. Etek hoknau fi'nash-mazhiv na'telan t'스팍 eh t'제임스.”

의식 전체가 전통 벌칸어로 진행됐다. 사렉과 스팍이 원형 광장에 오기 전에 말을 가르쳐 주었기 때문에 요지는 알아들었다. 기본적으로 아직까지는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스팍과 짐의 유대를 위해 모였습니다.’밖에 하지 않았다.

“Kal-tor palikau.”

‘시작합시다.’ 이건 무척 쉬운 문장이었다.

“스팍 - sa-fu t'사렉 heh t'아만다 - nam-tor du na'telan?”

‘사렉과 아만다의 아들 스팍이여, 영혼을 넘길 준비가 되었는가?’

대답하기 전에 스팍이 알 수 없는 눈으로 커크를 바라보았다.

“Nash-veh nam-tor.”

커크는 미소를 숨겼다. 트파우는 제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Nash-veh nam-tor,”

트파우에게 대답했다. 환희의 불꽃이 유대를 빛냈다. 억양 그렇게 안 이상할 거라고 했잖아. 믿지를 못해.

집중하세요.

알았어요, 자기.

트파우가 둘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둘은 트파우 앞에 무릎 꿇었다. 엄밀히 말하면, 무릎 꿇는 건 더 뒤에 할 일인데 스팍이 키가 큰 탓에 손이 닿지 않았다. 트파우는 두 사람 얼굴에 손을 댔다.

이상한, 낯선 감각이 두 사람의 유대 바로 밖을 맴돌았다. 트파우는 유대를 건드리지는 않았다. 그저 관찰할 뿐이었다. 커크는 숨을 참았다. 트파우가 존재하는 이유가 그저 상징일 뿐인 건 알면서도 어째서인지 두 사람의 공간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엄청난 모독 같았다.

스팍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걸 알았지만 제 반려는 유대를 통해 달래는 파도를 보내와서 진정이 되었다. 트파우는 장로였다. 뭘 하는지 알 터였다.

“Kashkau… wuhkuh eh teretuhr… Estuhn wi ri estuhn… k'wuhli wi ri k'wuhli…”

스팍과 함께 트파우의 말을 복창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었다. 인간식 결혼에서 영원한 사랑의 맹세 같은 건 법적 말장난 덩어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건… 닿아있되 닿아있지 않으며, 따로 있되, 절대 헤어지지 않으리… 이건 정말 큰 의미였다. 감정 없는 사람들 치고 벌칸인들은 영혼을 넘기는 데 굉장히 낭만적인 시를 용케 써 냈다.

트파우가 손을 떼고 마무리에 이르자 둘은 함께 말을 마쳤다.

“Nam-tor etek wuhkuh.”

‘우리는 하나입니다.’

“Ki'navau telan, Dungi-fun-tor na'nash-shi na'kun-ut kali-fi.”

트파우가 회중에게 이야기했다.

커크는 ‘당신들은 정해진 곳에서 만나게 될 것입니다’라는 말 외에는 거의 듣지 못했다.

“Dif-tor heh smusma.”

‘장수와 번영을.’

그리고 그게 다였다. 두 사람은 모래바닥에서 일어났다. 스팍이 트파우에게 벌칸식 인사를 건네자 커크도 따라했다.

“사전에 설명해 줘서 알았지만 내가 생각한 것보다 빨리 끝났다.”

장로들이 멀어지자 커크가 말을 꺼냈다.

“벌칸인들은 효율성을 좋게 여깁니다. 놀라실 일은 아닙니다.”

“암요. 그렇고말고.”

사렉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관례적으로 유대 의식을 마치고 나서 첫날밤을 갖도록 시간을 비워두지만, 너희가 유대를 맺은 지는 사 개월이 지났으니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우리 집에 가서 점심이나 하자꾸나.”

스팍이 공손하게 고개를 수이자 사렉이 걸어갔다. 커크가 제 반려를 향해 몸을 돌렸다.

“지금 네 아버지가 섹스하지 말고 밥 먹자고 한 거 맞지?”

“맞습니다. 무례가 되니 거절하지 못하겠군요.”

스팍이 몸을 돌려 거주지 쪽으로 걸어갔다.

“내가 한 번 봐 준 거다.”

“일일이 따지지 마세요, 트하일라. 지실 겁니다.”

스팍이 대답했다.

“야, 우리 이제 막 결혼했거든. 반려를 협박하는 건 배우자 학대 아니냐?”

“당신을 위협하는 게 아니라 사실을 말했을 뿐입니다.”

손을 잡는 게 이곳에서는 꽤 낯 뜨거운 일일 텐데도 제가 잡은 손을 떨치지 않는 모습에 커크가 미소 지었다.

둘이 맞잡은 손에 해가 내리쬐었다. 불과 몇 분 전까지도 이른 아침이었다. 바퍼-토의 체감 온도는 이주한 벌칸인들에게 마치 집처럼 느껴지게 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물론 인간에게는 그저 지옥 같이 느껴질 뿐이지만. 하지만 커크가 이곳에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불평하지 않았다.

사렉의 집이 보이자 커크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네가 유대로 묶일 거라 생각해 본 적 있어?”

“저는 일곱 살 때 트프링이라는 소녀와 유대를 맺은 적이 있습니다.”

스팍이 대답하는 말에 커크가 돌아보았다.

“만약 제 마음이 원하는 상대와 맺어지리라 생각해 본 적 있냐는 의미였다면, 그건 아닙니다. 그럴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트하일라를 만날 확률은 천문학적으로 낮기 때문에 전혀 논리적이지 않았지요. 하지만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그럼. 나도 그런 사람을 만날 거란 생각 못 했어.”

그리고 커크는 잠시 말을 멈췄다.

“잠깐만 있어봐. 너 일곱 살 때 유대 맺었다고? 왜 여태 말 안한 건데?”

끝.

:D




끝입니다-!!
유쾌한 마무리가 정말 이 둘 다워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이 둘은 깨 볶으면서 잘 살 거예요. 행쇼해라!!!


아아, 감개무량하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다음엔 뭘 옮겨야할지 못 정했는데 커허-
일단 이번주는 지나고 천천히 고민해 보겠습니다. 여태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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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1. 21. 재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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