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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CK/KIRK 영픽 번역/Please don't touch the Vulcans

[스팍/커크 영픽 번역] Please don't touch the Vulcans (2)

Neble 2015. 1. 6. 13:41
Please don't touch the Vulcans by muse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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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벌칸으로 오는 동안 짐은 스팍의 아버지와 얽힌 여러 가지 난처한 상황을 상상해 보았다. 예를 들면 사렉이 명상하는 방에 들어가거나, 신 벌칸은 사막 행성이고, 그래서 더위를 먹을 수도 있는데 부엌에서 사각 팬티만 입고 있는 건 모욕적인 행동이라고 사렉에게 훈계를 당하거나, 자신의 아들에게 무슨 마음을 품었냐고 사렉이 물어온다거나 하는 일들 말이다.

 

너 하는 거 보면 은근한 것도 아냐. 자제하든가 확 고백하든가 해라.”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짐이 퇴원하기 직전에 본즈와 나눈 대화였다. 본즈는 눈을 부라리더니 퇴원 확인서에 사인을 하고 그 뒤로는 별다른 말이 없었더랬다.

 

하지만 짐과 스팍이 신 벌칸에 도착한 다음 날 사렉은 거의 집에 있지 않았고, 스팍은 짐이 늦잠을 자게 내버려 두었다. 스팍은 아직 밖이 컴컴한 이른 시각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스팍이 일어나 방 밖으로 나설 때 침대가 흔들렸고 짐이 누운 반대편 매트리스가 올라와 짐을 감쌌다. 짐이 눈을 뜨자 열린 욕실문틈으로 스팍의 맨다리가 보였다. 묘하게 은밀한 광경이었다. 음속 샤워 소리가 들리자 짐은 함선에서 공용 욕실을 쓰던 때에 비해 더 가까이 있지도 않은 방 옆에 붙은 욕실에서 스팍이 벌거벗고 있는 상상과 씨름했다. 스팍이 함선에 있을 때는 절대로 지금처럼 문을 빼꼼 열어두는 일은 물론 없었지만 지금은 집이라서 그렇다고 짐이 자신을 설득했다. 집에서는 벌칸인들조차도 행동이 달라지는 모양이었다. 스팍은 아직 짐이 자는 줄로만 알아서 그럴 것이다. 달리 뭐겠어.

 

다시 방으로 돌아온 스팍은 커튼을 열어젖히지 않고 조용히 옷을 입었고, 짐은 몇 시간 더 잠이 들었다가 더 이상 소변이 참을 수 없을 때에서야 잠에서 일어났다. 짐이 하품을 하며 조용히 욕실로 향했다. 입에서 냄새가 나는데 칫솔을 가방 안에 넣어둔 게 생각났다. 스팍이 가방을 어디다 뒀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샤워하면서 입을 헹구고 나중에 칫솔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하품을 하는데 욕실 선반 위에 놓인 컵 안에 든 제 칫솔이 눈에 띄었다.

 

눈물이 날 때까지 눈을 깜박이고 조금 더 눈을 떠 보았다.

 

분명 짐의 칫솔이었다. 짐은 형광 노란색 칫솔대를 알아보았다. 술이 덜 깨도 못 알아 볼 수가 없었다. 절대 스팍의 칫솔일 리가 없었다. 치약은 컵 옆에 놓인 개어진 수건 위에 있었다.

 

세심하네.”

 

짐이 살짝 미소 지으며 중얼거리고 기쁜 마음으로 이를 닦았다.

 

음속 샤워로 깨끗이 씻은 짐이 킁킁거려보니, 문 밖에서 커피 향이 솔솔 풍겼다. 꼭 닫았던 욕실 문을 살짝 열고 침실을 들여다보았다. 스팍이 창가에 놓인 책상 앞에 앉아 뭔가를 읽고 있었다. 검은 가운을 입은 스팍이 머그를 들고 뭔가를 홀짝였다. 머리는 단정했지만 약간 헝클어진 게 음속파의 영향인 듯 했다. 그렇게... 태평한 스팍을 본 건 처음이었다. 그런 스팍을 보는 것만으로도 짐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짐이 자신도 모르게 웃다가 억지로 표정을 지우고는 허리에 수건을 감았다.

 

좋은 아침.”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한 짐이 방을 가로질렀다. 이미 정돈된 침대에 짐이 털썩 누웠다.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인 머그에 담긴 커피에서 김이 피어올랐다.

 

크림 둘에 설탕 셋이야?”

 

짐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

 

하나씩만 넣었습니다. 고농도 합성 산소를 드릴까요?”

오늘은 그냥 지내보고.”

 

스팍의 질문에 짐이 배를 긁적이며 대답하고 손은 수건을 감은 허리께에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짐은 멍하니 제 몸으로 스팍의 손길을 느끼면 어떨지 상상했다. 분명 서늘하고 부드럽게, 그러면서도 짐이 과학 실험체인 것 마냥 꼼꼼히 만지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자신을 꾸짖으며 그런 생각의 증거를 감추려 몸을 옆으로 틀었다. 짐이 하품하는 척 기지개를 켰다.

 

격렬한 행동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스팍을 보고 있지 않아도 스팍이 저를 보려 의자를 돌린 걸 알 수 있었다.

 

수석 연구 장교의 권고사항인가?”

 

베개에 코를 박으며 짐이 물었다.

 

원하신다면.”

몇 시야?”

오후입니다.”

몇 분 몇 초라고 이야기 안 하는 거야? 너답지 않게 부정확한 대답이네.”

 

스팍의 대답에 짐이 장난기를 담아 맞받아쳤다.

 

참고할 기준이 없으면 시간은 무의미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씀하시니 열한 시 사십사 분이라고 알려드려야겠군요.”

그렇군.”

 

스팍의 말에 짐이 눈 위에 한 팔을 턱 하고 얹으며 수긍했다.

 

그것만 들어서야 아무 의미 없겠어. 여기선 하루가 몇 시간이지? 이십 시간인가?”

. 그래도 원래 벌칸보다는 한 시간의 길이가 짧기는 합니다.”

그냥 너희가 표준시를 썼어야 했는데.”

지구 계 행성에서 벌칸 표준시를 도입하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죠.”

 

스팍의 말에 짐이 웃었다.

 

내가 졌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스팍의 숨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은 짐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졌다. 온도 조절 기능이 있는 집안에서도 신 벌칸의 열기에 잠이 몰려왔고, 몇 분 만에 짐은 다시 잠이 들려는 자신을 발견했다.

 

여기 있는 동안 대사님을 방문해야겠어. 여기서 멀리 사시나?”

 

짐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중얼거렸다.

 

가까이 사십니다. 표준시로 오 분이면 갑니다.”

 

스팍이 딱 부러지는 말투로 대답했다.

 

내가 대사님 만나는 데 불만이라도 있어?”

 

스팍의 달라진 말투에 짐이 의아해했다. 짐이 겨우 고개를 들었다.

 

아닙니다.”

그럼 뭐.”

 

짐이 하품을 참아냈다. 몸을 일으키며 풀어져 벗겨지려는 허리춤의 수건을 잘 여몄다. 짐은 약간 기가 죽은 스팍이 자신과 눈을 피하는 것을 눈치 챘다.

 

연락을 드려봐야겠어. 점심 메뉴는 뭐야?”

대체로 벌칸식입니다.”

 

스팍이 다시 뭔가를 읽으려 눈을 돌리며 미안해하는 기색으로 대답했다. 짐은 불과 몇 초 전 날카롭던 스팍의 목소리가 자신의 오해였나 싶어졌다.

 

, 먹어볼게.”

 

***

 

그래서 데이터베이스 작업은 언제 해?”

 

짐이 오른손에 꼬챙이를 들고 우스꽝스럽게 헛손질을 했다. 짐은 방울토마토만한 짙은 보라색으로 된 뭔가를 찔러보려 애썼다. 그러나 그것은 자꾸만 접시 반대로 튕겨나갔다. 짐이 한숨을 쉬며 손으로 집어먹으면 스팍이 정말 불쾌해 할지 고민했다. 어쨌든 지구에서는 스팍이 젓가락을 써서 음식을 먹는다고 비웃는 사람이 없었다. 문화적 세심함이 적다는 소리는 분명히 들을 거야. 짐이 다시 꼬챙이를 들고 뭔지는 모르겠는 그것이 다시 튕겨나가기 전에 겨우 껍질을 찔렀다.

 

저는 내일부터 시작할 생각입니다.”

 

스팍은 그 채소인가 뭔가를 익숙한 자세로 우아하게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짐이 인상을 쓰며 스팍의 손 모양을 따라하려 노력했다.

 

이걸 어떻게 집어?”

 

짐의 새끼손가락은 아무리 해도 스팍처럼 되질 않았다.

 

포크가 더 좋으십니까?”

!”

 

스팍이 묻자 짐이 즉시 대답했다. 스팍이 서랍장에서 포크 하나를 꺼내 짐 앞에 내려놓았고, 짐은 스팍이 손을 떼기를 기다렸다 포크를 집어 들었다.

 

고마워. 포크가 있는 줄은 몰랐네.”

제 아버지는 지구에서 쓰는 도구에 익숙하시지요.”

 

짐은 스팍이 방금 한 말에 담긴 속뜻을 이해하고 말없이 있었다. 스팍에게 어머니 일로 얼마나 미안한지 말을 꺼낸 적은 없다. 처음에는 친구가 아니라서 그랬지만, 시간이 지나니 말을 꺼내기도 어색해졌다. 이제 와서 이야기를 꺼내는 건 너무 치사한가? 아니면 이야기를 꺼내기에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나? 스팍이 벌칸인인 탓에, 짐은 가끔 어떤 식으로 스팍의 말문을 터야 할지 모를 때가 많았다. 하지만 스팍의 어머니가 영원히 보지 못할 행성에 있는 부엌에 앉은 건너편의 스팍은 슬퍼 보였다. 목이 메고 뭔가 말을 꺼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해가 가네.”

 

기껏 한 말은 땅을 칠 정도로 짐이 해야 할 말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신 짐은 밝게 미소 지으며 잠시 스팍과 눈을 맞추고 다시 접시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너는 내일부터 시작한다고 했는데, 그럼 나는?”

 

스팍이 들고 있던 꼬챙이를 내려놓고 식탁 가장자리에 두 손을 포갰다.

 

함장님.”

 

그렇게 입을 여는데 짐이 말을 끊었다.

 

함장이라고 부르지 말라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스팍이 숨을 내쉬고 다시 입을 열었다.

 

.”

 

짐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어쩌면... 신 벌칸에 짐을 초대한 이유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나봅니다.”

데이터베이스 입력을 도와야 한다고 했잖아.”

,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신 벌칸 과학 학술원에 도움이 필요해서 제가 돕기로 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신 벌칸 학술원 원조 파견단으로 저와 함께 한다고 생각하셨다면 잘못 추측하셨습니다.”

그럼 사실 내 도움은 필요 없는 거군.”

.”

 

짐이 얼굴을 찌푸리며 빌어먹을 갈색 뭔가를 포크로 찍었다. 그것은 포도와 오이를 섞은 맛이 나면서 담백하고 육즙이 풍부했다. 제대로 씹지 않고 삼켜서 그것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동안 불편하게 눌리는 느낌이 났다.

 

그럼 날 왜 초대한 거야?”

 

짐이 약간 퉁명스레 물었다. 스팍이 고개를 좀 더 숙였는데, 뾰족한 귓바퀴가 녹색으로 물든 게 보였다.

 

짐이 혼자 있을 것 같았습니다.”

 

스팍이 무릎으로 시선을 떨구고 말했다.

 

제가 신 벌칸에서 거의 혼자 지낼 건 알았으니까요. 저희가 그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게 논리적이었습니다.”

 

화가 풀어진 짐이 입을 헤 벌리고 스팍을 바라보았다.

 

나랑 같이 있으려고 초대한 거야?”

 

짐이 못 믿겠다는 듯 물었다.

 

같이 지내기엔 저나 짐이나 이만하면 괜찮은 사람들 아닙니까?”

 

이만하면 괜찮은 정도냐, 라고 생각하는 짐의 얼굴에 미소가 피었다.

 

네가 나 좋아하는 줄 알았다니까.”

 

짐은 제 입이 지껄이는 소리를 들으며 곧바로 제 입을 떠난 말들을 후회했다. 하지만 눈을 들어 올리는 스팍의 표정은 편해 보였고, 스팍은 자세를 바로하고 식사를 계속했다. 짐도 입에 음식이 가득해서 멈출 때 말고는 계속 식사를 했다.

 

그런데 진짜 돕고 싶어. 여기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지겨울 것 같아.”

벌칸어로 된 기록입니다.”

나 벌칸어 하는 거 알잖아. 사관학교 시절 다종족 언어학회 회계였는데, 우후라가 그 이야기는 쏙 빼놓던가?”

벌칸어에 능하신 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더러는 왜 돕지 말라는 건데?”

 

스팍은 거짓말을 하지 않느라 답답하게 굴고 있었지만, 일부러 즉답을 피하는 모양새였다. 짐에게 떠올리고 싶지 않은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인간이라 그래?”

 

짐은 제 목소리에 묻어나는 씁쓸함을 감추려 노력했다. 스팍은 아무 대답도 없이 그저 꼬챙이에 음식을 꿰어 제 입에 넣고 씹기만 했다. 짐이 입술을 깨물며 조금 일어난 각질을 물어뜯었다.

 

내가 널 부끄럽게 하기라도 하는 거야?”

아닙니다.”

아니긴.”

 

짐이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나랑 친구라서 부끄럽구나. 지구에 있을 땐 괜찮았지만, 여긴 네 아버지가 계시고 네 동족들도 사는 곳이니 괜히 날 초대했다 싶은 거야.”

.”

 

스팍의 목소리는 워프코어에서 들었던 목소리를 빼면 여태 들어본 목소리 중 가장 낮은 목소리였다. 스팍이 앞으로 몸을 숙이자 짐도 본능적으로 똑같이 따라했다.

 

인간들과는 달리 벌칸인 사이에서는 우정이라는 개념이 큰 가치를 지니지 못하는 게 사실이지만 저는 당신과 친구라서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스팍의 말을 들으니 짐의 가슴에 분하면서도 소중한 뭔가가 떠올랐다. 목이 메는 와중에도 짐이 씩 웃었다.

 

그럼 내가 따라가면 안 되는 이유가 뭐야?”

 

스팍이 접시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꼬챙이를 내려놓은 스팍이 소리가 날 만큼 크게 숨을 들이마시자 콧구멍이 벌름거렸다. 스팍의 혀끝에서 나올 말이 무엇인지 짐은 겁이 났다.

 

내일은 나 데려가.”

 

짐은 스팍이 거절하지도 못하게 말을 잘랐다.

 

스팍은 말이 없었다. 뭔가 생각할 때면 그렇듯이 입은 한 일 자로 굳게 다물었고, 미간 사이의 주름은 선명했다. 손을 뻗어 미간 주름을 펴주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짐은 한 손으로는 포크를, 다른 한 손으로는 접시를 꼭 쥐었다.

 

날 데려가든가...”

 

짐이 포크로 스팍을 가리켰다.

 

“...내가 널 따라가든가.”

제가 목을 꼬집어서 못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수야 있겠지만 안 그럴 거잖아. 그리고 그거 머리 너무 아파.”

이미 지나간 사실에 대해 계속 유감을 표현하는 건 제게 무의미한 일입니다.”

존 해리슨한테는 효과가 없었다니 참 안됐어.”

 

짐이 가볍게 덧붙였다. 그 이름에 스팍의 표정이 달라졌다. 스팍은 긴장하며 어깨를 움츠렸다.

 

그렇군요.”

어떻게 하는 건지 알려줄래?”

 

짐의 말에 스팍이 기운을 차린 모양이었다. 희미했지만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짐이 입술을 핥고 마주 웃어주었다.

 

 

 

 

 

탈덕한 거 아닙니다! 미친 연말 ㅠㅠㅠㅠ 와 진짜 최근 들어 가장 바쁜 연말이었다...;;; 다들 건강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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