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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CK/KIRK 영픽 번역/Please don't touch the Vulcans

[스팍/커크 영픽 번역] Please don't touch the Vulcans (3)

Neble 2015. 1. 20. 09:10

 

Please don't touch the Vulcans by muse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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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분 거리를 걸어간다는 건 듣기에는 쉬웠지만, 문 밖으로 발을 내딛자마자 짐은 신 벌칸의 더위 속을 걸어간다는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다. 본래 벌칸보다 신 벌칸의 대기 중 산소가 더 풍부함에도 지구에 비하면 여전히 희박했다. 일 분 만에 짐은 땀에 젖었다. (보기보다는) 놀라울 정도로 통기성이 좋은 벌칸 전통 의상을 입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걸으면 걸을수록 발걸음이 무거워져 짐은 발을 질질 끌었다. 숨을 쉬려 잠시 멈춰 서자 어지러웠다. 스팍이 곁에 와 섰다.

 

고농도 합성 산소를 들고 왔습니다.”

 

스팍이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으며 가까이 다가왔다.

 

지금 맞으시면 대사님 댁에 도착할 때쯤엔 괜찮아지실 겁니다.”

괜찮아.”

 

짐이 숨이 차 헐떡거렸다. 짐은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구부린 다리 위에 양 손을 짚어 제 몸을 버티고 섰다.

 

작년에 평생 맞을 주사는 다 맞았어. 그냥... 약간 숨이 차서 그래.”

 

짐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건물은 소박했다. 영상 매체를 통해 벌칸의 건축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본 적이 있는데 도시가 원형으로 설계된 것은 여전했다. 재료 하나만 봐도 같은 문화라는 생각을 하기 힘들었다. 아주 작은 건물은 진흙으로 지은 집이었다. 대부분의 건물은 벌칸이 복구되는 동안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임시로 거주하도록 서둘러 지은 건물이었다. 스팍 말로는 이 집들 대부분은 결국 다 부술 예정이며 거주자들은 영구 거주지로 이주한다고 했다. 도시 하나가 완성되려면 몇 년이나 혹은 몇 십 년이 걸릴 터였다.

 

메스꺼움이 가라앉아서 둘은 다시 걸었다. 스팍이 제 팔을 붙잡으라고 했지만 짐이 거절했다. 공공장소에서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스팍과 적당히 거리를 두었다. 대사의 집은 사렉의 집과 비슷하게 돌과 통나무와 진흙으로 지어진 집이었다. 짐이 현관문을 두드리고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에 웃으며 한 걸음 물러섰다. 문이 열리고 스팍 대사가 손을 뻗어 짐의 손을 꼭 쥐었다.

 

, 내 오랜 친구. 건강한 걸 보니 기쁘네.”

짐이 더위를 먹었습니다.”

들어오게.”

 

스팍의 말에 스팍 대사가 여전히 짐의 손을 가볍게 잡은 채 두 사람을 집안으로 들였다. 스팍 대사는 낮고 긴 의자와 벽난로가 있는 작은 거실로 두 사람을 안내했다. 스팍 대사가 짐을 앉히고 물을 가지러 갔다. 더 나이 든 자신이 자리를 비우자 스팍이 짐 옆에 앉아 짐을 살폈다.

 

정말 주사 안 맞으셔도

주사는 싫다니까.”

 

스팍의 소매가 제 손목을 스치자 짐이 서둘러 일 인치 정도 물러났다. 짐이 고개를 돌리고 스팍에게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제 함장님이시잖습니까. 함장님의 건강을 챙기는 건 제 임무입니다.”

난 여기 네 함장으로 온 게 아니야. 기억하는지 모르겠는데, 상부가 나한테 임무를 해도 되는 심리 상태라고 할 때까지 난 무기한 휴가 중이거든.”

 

스팍이 우겼지만 짐은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다시 함장님이 되실 거고 지휘도 하실 겁니다.”

날 되게 믿나봐?”

 

스팍이 미처 대답하기 전에 스팍 대사가 물병과 잔을 가지고 돌아왔다.

 

잘 지내셨습니까?”

 

짐이 맞은편에 앉은 스팍 대사에게 물었다.

 

잘 지냈네.”

 

스팍 대사가 물 세 잔을 따르고 마시라고 손짓을 했다. 두 스팍과 손이 닿지 않게 조심하며 짐이 잔을 들었다.

 

자네는 잘 지냈나?”

잘 삽니다.”

짐이 두 모금 만에 잔에 있던 물의 절반을 비웠다. 목구멍이 여전히 사포처럼 거칠었지만 그나마 나아진 편이었다. 짐이 소매로 입술을 훔쳤다.

 

회고록 쓰시는 건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잘 되어가네.”

 

스팍 대사가 대답하고 물을 마셨다. 한 손은 팔걸이에 얹고 다른 한 손으로 잔을 든 스팍 대사는 바른 자세를 하고도 느긋해 보였다. 젊은 스팍은 짐 옆에서 훨씬 뻣뻣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둘은 몇 분간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고, 짐은 벌칸인의 참을성 때문에 천천히 죽느니 자신이 어색한 분위기를 깨야겠다고 생각했다.

 

구경 안 시켜주실 겁니까?”

 

스팍 대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났고 짐도 따라 일어서는데 아직도 똑바로 서기가 힘들었다. 스팍 대사가 팔을 내미는 행동에 짐이 놀라긴 했지만 지금은 실내였다. 여기선 사렉을 만날 일도 없었다. 계속 어지러웠던 짐이 감사해하며 스팍 대사의 팔을 잡았다. 짐이 스팍을 돌아보니 스팍은 여전히 자리에 앉아 찌푸린 눈으로 짐을 바라보았다.

 

잠깐 자리 비워도 괜찮겠어?”

 

짐이 약간 난색을 표하며 물었다.

 

제가 안 괜찮을 이유라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스팍이 딱 잘라 말하고 시선을 돌렸다.

 

, 그럼 실례 좀 할게.”

 

대충 10 평방피트 넓이의 작은 서재 창가에는 탁자가 하나 있고 벽을 따라 책장이 놓여 있었다. 거기엔 책은 몇 권 없고 공예품 여럿과 작지만 섬세한 그림이 그려진 종이쪽지가 있었다. 짐은 금세 자기 얼굴을 알아보았다. 지금보다는 더 나이 들어 약간 둥글어 진, 곱슬머리를 한 자신의 얼굴이었다. 오십 대쯤이려나? 앞섶을 풀어헤친 정복을 입은 자신이 고개를 돌려 어깨 너머로 미소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입에 침이 말랐다. 손을 내밀어보았지만 만지지는 않았다. 짐이 잡은 스팍 대사의 팔 근육이 굳어졌다. 짐이 고개를 숙이고 숨을 들이마시고는 스팍 대사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니까, 당신이랑 제가요?”

 

스팍 대사는 긍정의 뜻으로 그저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스팍 대사가 거실로 이어지는 복도를 바라보며 눈썹 하나를 치켜 올렸다. 짐이 입을 다물고 크게 숨을 내쉬고는 가볍게 웃었다.

 

아닙니다. 적어도 아직은요. 글쎄요... 쟤가 관심이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짐이 조용히 대답했다.

 

지켜보게. 관심이 있다면 자네가 알 거야.”

어떻게요?”

 

짐이 목소리를 죽이고 물었다.

 

그게, 쟤가 요샌 훨씬 친하게 구는 것 같긴 해요 그러니까 제가...”

죽은 다음에는.”

 

스팍 대사가 친절하게 거들었다.

 

.”

 

짐이 손으로 머리를 쓸어 올렸다.

 

체스 두러 자주 오기도 하고, 같이 바람도 쐬자고 해요. 그러다가 여기로 초대 받았습니다. 아버지 집에서 침대도 같이 쓰고요.”

그런가?”

 

대사는 뭔가 생각에 잠긴 표정을 했다.

 

좋은 뜻입니까?”

 

짐이 입술을 깨물었다.

 

희망적일세. 유대를 나눈 이나 약혼자 이외의 사람과 함께 침대를 쓰는 일은 흔하지 않아. 전혀 없는 일은 아니네만.”

소파에서 잔다고 하긴 했습니다.”

 

한참 만에 스팍 대사가 대답하자 짐이 시무룩하게 덧붙였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지.”

 

스팍 대사가 강조하며 짐의 손을 쓰다듬었다. 짐이 그림을 가리키며 고개를 까닥였다.

 

두 분은 몇 살 때부터 만나셨습니까?”

내가 마흔일 때부터 만났지. 젊은 스팍이 그때까지 기다리지는 않길 바라네.”

, 엄청 오래 걸렸네요.”

우리가 친구가 된 건 자네들과는 꽤 다른 식이었네. 난 연구 장교로 부임해서 나중에 진급을 했거든. 늘 계급이 문제가 됐어.”

저희도 그렇습니다.”

내 짐은 연애에 관한 규칙을 잘 따랐지. 자네 나이에는 연애 문제로 경력에 오점을 남기려 하지 않았을 거야.”

그렇군요.”

게다가 자네는 내 첫 친구이기도 했어. 내가 자네를 특별히 여긴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네. 아직 젊은 나는 내가 그 나이였을 때보다 자신의 감정에 관한 경험이 훨씬 풍부하다네.”

앞으로 또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으십니까?”

그럴 수도 있지.”

 

스팍 대사가 잠시 말을 멈췄다.

 

어느 시점엔 필요하게 될 거야.”

, 텔레파시 때문에요?”

그것도 이유고.”

 

제대로 된 대답은 아니었지만 짐은 그냥 받아들였다. 스팍 대사는 부엌과 침실과 집 뒤쪽에 작은 정원을 보여주었다. 정원 담 너머로 하늘이 잘 보이는 곳에 의자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별을 많이 보십니까?”

그렇네.”

 

스팍 대사는 한참이나 주홍색 구름 너머를 바라보았다.

 

스팍이 기다리는 거실로 돌아가면서 짐은 저 두 번째 의자에 앉은 사람이 있기는 한 걸까 궁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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