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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CK/KIRK 영픽 추천/단편 (Words: ~10,000)

[스팍/커크 영픽 추천] I've told you now

Neble 2015. 5. 19. 23:50

 


I've told you now by bckybarnez (jeontu)

2885 words

내가 겁나 좋아하는 클리셰. 이런 건 닥치고 좋아 ㅋㅋㅋㅋㅋㅋㅋ 

 

 

걱정과 질투를 속으로 삭히며 스팍이 우후라와 조용히 대화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짐은 욕지기가 나려고 했다. 한 달 좀 전에 둘이 헤어진 뒤로는 분위기가 영 어색했다.

 

둘이 헤어진 그 주에 우후라는 유난히 신경질적이었다. 우후라는 스팍을 노려보기도 하고 짐을 노려보기도 하고 어떨 때는 움직이지 않는 물건을 노려보기도 했다. 그렇다고 우후라의 일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어서 짐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감정이 가라앉고 나니 두 사람 사이가 대화를 나누는 정도로는 회복이 되어서 다행이었다. 다행스럽지 않은 건 그 이후 스팍과 짐 사이가 묘하게 변했다는 점이었다. 스팍은 아닌 척 하면서도 분명히 짐을 피하려 하고 있었다. 힘든 일을 겪은 스팍에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서 그런 것뿐이라고 생각한 짐은 스팍과 거리를 두며 스팍을 쳐다보지도 않고 스팍에게 체스를 두자고 권하지도 않았다.

 

그랬더니 효과가 있었다.

 

스팍은 제 함장이 선실에 들어올 때마다 급한 이유를 둘러대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짐이 마음을 놨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스팍은 긴장을 했다. 물론 벌칸인들은 거의 늘 긴장한 상태지만 이건 달랐다. 스팍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만큼이나 긴장을 풀지 않았고 우연히 짐과 어깨라도 닿으려 치면 몸이 굳었다. 스팍은 더 이상 농담도 하지 않았다. (스팍은 벌칸인들이 농담하는 일은 없다고 했지만 짐이 알기로 혼혈 벌칸인에 한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짐이 한숨을 쉬며 제 식사를 내려다 봤지만 이미 입맛은 싹 가셔 있었다. 지난 몇 주간 스팍의 행동에 익숙해지긴 했어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다. 은근히 말이라도 꺼낼라 치면 스팍은 입을 다물고 말을 돌렸다. 짐이 다시 한숨을 쉬고 고개를 들자 제 일등 항해사가 저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짐은 편한 미소를 지을 수 있길 바라며 표정을 가다듬었다.

 

스팍.”

함장님.”

 

스팍이 식탁에 앉았다. 스팍이 음식에만 집중하며 식사를 시작하자 짐의 미소가 점점 사라졌다. 본즈가 둘을 번갈아 보며 인상을 쓰더니 일어서기 전에 도깨비라는 둥 머리 나쁜 함장이라는 둥 의무실에 가야겠다는 둥을 중얼거렸다.

 

나도 사랑해, 본즈.”

 

짐이 눈을 흘기며 무심한 인사를 했다. 스팍의 입술이 굳어지다 못해 안으로 파고드는 게 보였다. 스팍은 이제 짐의 목소리에도 불편해하고 있었다. 짐은 식판을 앞으로 밀며 아주 한심하지는 않은 말을 떠올리려 했다.

 

그러면...”

 

짐이 입을 열고는 제 서툰 말주변에 인상을 썼다. 긴장하지 마,

 

스팍이 짐을 바라봤고 짐은 마음 속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 아팠다. 짙은 속눈썹과 귀엽고 뾰족한 귀를 가진 스팍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 함장님

 

짐이 눈을 감고 깊게 한숨을 들이쉰 뒤 눈을 떴다.

 

잘 안 되네, 스팍. 우리 사이 말이야.”

 

스팍은 순간 상처 받은 눈빛을 했지만 짐은 손가락을 들어 항의하려는 스팍을 막았다. 꼭 해야 하는 말이었다.

 

우린 친구였잖아. 정말 좋은 친구였다고. 난 그때가 그리워.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넌 안 그래?”

저도 그렇습니다.”

 

스팍이 둘 앞에 놓인 식탁 한쪽을 바라보며 조용히 대답했다. 비논리적이야, 짐은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웃을 뻔 했다.

 

하지만 가능할 것 같진 않습니다.”

 

짐은 실망했고 속을 칼로 헤집는 것처럼 아팠다. 입술을 핥는데 입이 바짝 말랐다.

 

그래.”

 

짐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그래. 그래도 노력은 해 볼 수 있잖아, 그렇지? 조금 더 노력해 본다면...”

저는 못합니다.”

 

스팍이 말을 잘랐다.

 

함장님의 말을 빌리자면, 제 감정을 바꾸는 게 아무리 바람직하다고 해도 말입니다.”

 

짐이 고개를 끄덕였다. 스팍이 무슨 말을 하는지 확실히 아는 건 아니었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건 분명했다. 스팍이 짐을 뭔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됐고 그걸 없는 일로 할 수 없는 거였다. 짐의 본 모습을 알게 된 누군가가 처음으로 짐을 밀어내는 것과는 달랐다.

 

그러면, 그러니까, 우린, 아니 너는, 나랑 친구로는 못 지내겠다는 거지?”

 

스팍의 표정이 싹 사라진 모습에 짐을 헤집었던 칼이 다시 한 번 속을 긁어댔다.

 

그걸 바라시는 겁니까, 함장님?”

 

짐이 놀라서 고개를 번쩍 들었다.

 

내가 바라느냐고? 시발, 아니, 젠장, 스팍. 난 너랑 친구였으면 좋겠어. 널 만져도 되는지 고민하기 싫어.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하는지 고민하기 싫어. 발을 내딛어놓고 다른 발이 땅에 닿을 때까지 계속 기다리기 싫다고.”

 

짐이 말을 멈췄다. 몇 사람이 둘을 쳐다보며 궁금한 듯 쳐다보는 통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자기도 모르게 말하면서 목소리가 점점 커진 모양이었다. 어릴 때부터 따라다닌 대단한 습관이었다.

 

저기, 우리 다른 데서 이야기 안 할래? 내 방에서 21시 어때?”

 

스팍이 고개를 끄덕일 때까지 기다린 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있다 봐, 스팍.”

 

짐이 몸을 돌려 식당을 빠져나갔다. 짐은 술 한 잔과 투덜거리는 남부 악센트의 위로가 당장 필요했다.

 

*****

 

 

이 뒤는 짧으니까 원문으로 ~_~

아아, 점점 그분이 돌아오는 게 느껴져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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