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송기가 또 사고쳤다!!! 전송기가 사고친 게 일 년 쯤 전이라서 커크가 방심한 사이에 이게 또!!! 이번엔 스팍이 둘이야!!!
전송기 사고로 스팍이 인간 스팍과 벌칸 스팍으로 나뉜다면...?이라는 상상을 바탕으로 한 짧은 소설.
요샌 There is a reason 옮기느라 새로운 소설은 무조건 글자수 6천자 이하로 한정해서 읽는 중에 발견했다.
(긴 건 읽는데 오래 걸리니까;)
특히 인간 스팍에 대해서는 원작 도입부 작가의 말에 링크된 텀블러의 움짤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커크가 스팍들과 나누는 대화가 묘-하게 섹시해서 좋았음. 크흐- (절제된 섹시함에 환장함)
언제나처럼 발췌해석. 질은 보장하지 않습니다.
그저 원작의 느낌을 약간이라도 전달해서 원작이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게 제 목적인지라 '-';;
(그리고 왜 골라도 꼭 이렇게 옮기기 토나오는 것만 고르냐고 나를 원망했다...orz 제 몸 힘들게 하는 취향 ㅠㅠ)
1.
“짐, 이거 멋진데.”
본즈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중얼거렸다.
“DNA 기록에 따르면 스팍과 혈연관계인 건 맞지만, 그냥 형제 정도밖에는 안 돼.”
걱정으로 작게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커크는 앉아있는 두 사람과 눈을 맞췄다.
“너 스팍 맞아?”
커크는 둘 다에게 물었다.
“네, 함장님.”
감정 없이 굳어있는 사람이 대답했고 쌀쌀맞은 사람은 느릿한 경례를 하며 대답했다.
“예엡.”
“짐.”
본즈가 커크의 주의를 끌려는 듯 속삭였다. 커크는 기대하는 듯 본즈를 바라보았지만 본즈는 트라이코더를 바라보더니 굳어 버렸다.
“짐.”
이번엔 더 큰 목소리였다. 본즈는 굳어있는 스팍을 가리켰다.
“얘 벌칸인이야.”
커크가 거만하게 한쪽 눈썹을 치켜 올렸다.
“그래, 본즈. 나도 알아.”
본즈가 고개를 저었다. 이번엔 다른 사람을 가리켰다.
“얘는, 인간이야.”
본즈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커크가 충격으로 하얗게 질렸다.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본즈?”
“한 사람은 인간이라고.”
본즈는 쌀쌀맞게 대답했다. 본즈는 평정심을 되찾은 모양이었다.
“한 명은 인간이고 한 명은 벌칸인이야. 순수한 벌칸인. 벌칸 혼혈 이런 게 아니라.”
벌칸 혼혈이라는 말에 인간 스팍이 움찔하고 놀라며 본즈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벌칸인 스팍은 훨씬 더 쌀쌀맞게 보였다. 그게 가능하다면 말이다.
“너 지금…”
커크가 말을 하다 말고 고개를 젓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너 지금 전송기가 얘를 둘로 갈라놓았다는 말이야?”
본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 생각은 그래.”
2.
“여기에서 보면 다 하얗게만 보이는군요.”
말하는 스팍의 목소리는 작고 정중했다.
“하지만 저 밖에는 색이 다른 빛이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가시 범위 밖에는 수없이 많은 방사선들이 있어요. 모든 별이 다 다릅니다.”
스팍이 커크를 흘끔 바라보았다.
“그거 아십니까?”
커크는 스팍의 눈에서 수없이 많은 빛이 보인다고 생각했다.
스팍은 하늘을 향해 몸을 돌렸다.
“다 다릅니다. 전부 다요. 세상에 넘치는 어설픈 기술자들이 셀 수 없이 많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방법을 다 똑같이 단순한 형태로 합쳐버렸어요. 이제는 다 똑같이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전혀요.”
이 말에 커크는 별을 바라보기를 멈추고 이 낯선, 자신이 알고 있었던 사람보다 여유로운 스팍을 바라보았다. 커크는 스팍의 눈에 비치는 반쯤은 별빛 같기도, 반쯤은 다른 무언가 같기도 한 반짝임을 바라보았다. 커크는 우주로 뛰어들어 언어가 표현할 수 없는 우주의 장엄함을 묘사하고 싶어 안달 난 듯 꼭 쥔 채 옆에 놓인 스팍의 손을 바라보았다. 낯설고, 게다가 인간이지만 이 사람이 사실 스팍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는 스팍이 아니었다. 뼛속 깊이 알고 있었다.
커크가 창을 향해 몸을 돌리며 미소를 지었다.
“시를 그렇게 잘 쓰는 줄은 몰랐네.”
스팍이 짧고 조용히 웃었다.
“보통은 언어로 표현하지 않습니다. 다른 방법으로 드러난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다른 방법?”
커크가 스팍을 돌아보았다.
“이를테면?”
스팍이 미소 지었지만 입술은 우울한 선을 그렸다.
“글쎄요, 사실 전혀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스팍은 말을 멈추고 어깨를 으쓱했다.
“드러난다면, 음악을 통해서 드러날 겁니다.”
“뭐, 그 벌칸 악기 말하는 거야?”
“제 수금, 아아.”
스팍이 의자에 몸을 편히 기대며 커크의 눈빛을 살피는 듯 잠시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부드럽고 우아하게 몸을 일으켜 커크 앞에 섰다. 스팍의 얼굴은 반쯤은 별빛을 받아 빛나고 반쯤은 그늘에 가렸다.
“제가 연주하는 걸 들어 본 적이 있으시군요. 맞습니까?”
커크는 분위기를 깨는 게 두려울 정도로 냉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아버지께서는 벌칸인의 감정이 인간보다 더 깊은 곳에 감춰져 있다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 수금은 제가 알기로 제가 나고 자란 문화에서는 말할 수 없는 제 감정을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넌 여전히 벌칸인처럼 말하네.”
떨리기 직전의 목소리였다. 두 사람은 스팍이 그동안 절대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가까웠다. 마치 계피처럼 따뜻한 자극이 두 사람 사이에 감돌았다.
스팍이 아쉬운 듯 미소 지었다.
“저는 그저 DNA만 가지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제가 자란 방식과 제가 생각하는 방식들, 그게 접니다. 아버지가 인간이었다 해도, 제가 여전히 벌칸에서 나고 자랐다면 제가 그렇게 많이 달랐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군요.”
“너는 스팍이랑 많이 다른 것 같아.”
커크의 입술로 새어나오는 숨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스팍이 히죽 웃었다.
“아마 변한 것도 좀 있겠죠.”
스팍이 말하며 더 가까이 다가왔다. 얼굴이 자신을 지나치나 했더니 미소 띤 입술이 커크의 귀를 스쳤고 손가락이 소리도 없이 커크의 팔뚝을 타고 움직이자 소름이 돋았다.
“이 상태는 무척 자유롭군요.”
스팍이 속삭였고 그 목소리는 마치 거미줄처럼 커크의 척추를 휘감았다. 차갑고 가느다란 손 하나가 커크의 손목을 잡고 다른 손은 목덜미를 감아왔다.
“그렇죠? 당신을 만져도 고통스럽지가 않아요.”
커크는 스팍에게 기댔고 둘의 가슴이 맞닿았다.
“평소엔 아파?”
“글쎄요,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스팍이 중얼거리며 엄지손가락으로 커크의 턱을 쓸었다.
“예고 없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경험하는 건 무척 기분이 나쁠 수도 있습니다.”
두 사람은 이제 마치 춤을 추듯 움직였다.
“하지만 이게…”
스팍이 중얼거렸고 커크와 맞닿은 가슴이 떨렸다.
“…이게 인간의 느낌이군요. 생각은 전해지지 않고, 그냥 살결만.”
스팍은 느릿하게 과장된 몸짓으로 둘의 몸을 돌렸다.
“제게 붙어있는 당신뿐. 그냥 이렇게.”
스팍이 웃는 걸 커크도 알았다.
“별 거 아니네요.”
커크는 괴상한 음률을 만들며 동시에 뛰는 두 사람의 심장과 뼈가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별 사이로 부는 바람을 상상했다. 스팍은 부드럽게 고개를 커크의 어깨에 묻고 목에 대고 숨을 들이마셨다. 스팍의 입술이 마치 키스라도 한 것처럼 커크의 쇄골을 스쳤다.
스팍이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자유로운 것도 여기까지.”
스팍이 고개를 들고 반걸음 물러서며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주는 거라면 뭐든 받아들일 사람은 그 사람입니다. 내가 더 잘 알 뿐.”
스팍은 뒤로 크게 두 걸음 물러나 약간 고개를 기울이며 슬픈, 이해할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난 당신에게 하늘의 별도 따다 줄 수 있지만, 당신이 받을지는 모르겠네요.”
더 이상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스팍은 돌아서 걸어 나갔다. 문이 닫히고 커크 홀로 남았다.
- - -
이 스팍 뭔데!!! 진짜 대충 뭉갠 해석이라도 어려워 ㅠㅠㅠㅠ
근데 이 소설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이 장면이라 안 할 수가 없었다.
3.
베타 조가 끝나고 커크는 벌칸인 스팍을 말려볼 생각으로 휴게실로 향했다. 커크가 휴게실에 막 도착했을 때 우후라가 스팍에게 노래를 해 달라고 조르고 있었다. 스팍 옆자리에 수금이 놓여있었다.
커크는 멈춰서 문가에 기대고 인간 스팍이 말했던 말을 떠올리며 약간 미소 지었다. 제가 알기로 제 감정을 표현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스팍, 네?”
우후라가 애원했다.
“이젠 우리한테 연주 잘 안 해주잖아요.”
“그게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군.”
스팍이 뻣뻣하게 대답했다. 스팍은 팔을 꼬고 화를 낼 기세였다.
우후라가 눈을 깜박였다.
“네?”
스팍이 문득 고개를 들어 커크와 시선을 마주했다.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고 커크는 스팍이 다시 한 번 우후라에게 거절을 하려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팍은 커크와 시선을 맞추더니 멈췄다.
스팍은 아파보였다. 눈빛뿐이었지만. 커크는 고개를 끄덕여주고는 격려하는 듯 미소를 보냈다.
잠시 후 스팍이 티도 안 날만큼 어깨에 힘을 뺐다. 그리고 팔을 뻗어 수금을 집어 들었다.
4.
“지금 뭔 짓을 했는지 알고는 있는 거야, 짐? 뭔 짓을 할지 모른다고 경고 받아놓고 걔만 너 혼자 있는 방으로 불렀어? ‘네가 주는 거라면 뭐든’ 이라니 나한테는 존나 무섭게 들리거든. 정신 멀쩡한 생물은 포식자를 만나면 어떻게 하는 줄 알아? 거기서 존나 튄다고.”
커크가 눈을 굴렸다.
“그래, 그래, 본즈, 뭔 말인지 알거든. 네가 또 잔소리 안 해도 돼.”
“또 라니?”
“어, 별 거 아냐. 아무튼, 아무 일도 없었어. 그냥 보고서 놓고, 손 살짝 만지고 갔어. 일 분도 안 있었다. 난 걔가 손 만진 게 무슨 의민지 몰라서 물어보려고 그러는 거거든.”
“냄비에 집어넣기 전에 침 발라 놓는 거겠지. 그리고 냄비는 걔 입 말하는 거야. 절대 좋은 뜻 아니다.”
“뭔가 의미가 있다니까, 어? 다른 사람이면 나도 왜 손을 이상하게 만지고 그래, 이러면서 신경 안 썼을 거야. 근데 다른 사람이 아니라 스팍이라고.”
“내 말 들어, 짐. 그 도깨비들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아는 척은 안 하겠지만―”
“하는 거 같은데.”
“―아무튼 하나는 안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 다른 스팍이 한 말이, 뭐냐, 그 사람이 너가 주는 건 다 받아들일 거라고? 너는 그게 다른 스팍을 말하는 건 줄 알았나본데, 스팍이 셋 있다면? 네가 찾는 사람이 전송기에서 둘로 갈라진 그 사람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
커크가 눈을 깜박였다.
“맥코이 박사님, 언제부터 그렇게 똑똑하셨습니까?”
“원래 똑똑했거든. 네가 관심이 없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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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팍커크 사이에 맥코이는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칠맛 내는 양념도 아니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
한참이나 시간이 지난 뒤 커크가 숨이 찬지 입을 뗐다.
“와우.”
커크는 헐떡이고 있었다.
“이런 짐승을 어디다 숨겨두고 있었던 거야?”
“벌칸인의 정신세계에 대해 아직 다는 모르시겠지만, 약 이 년 뒤에는 더 잘 아시게 될 겁니다.”
스팍이 부드럽게 대답했다.
“왜? 이 년 뒤에 뭐가 있는데?”
스팍은 끝없는 키스로 답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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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2년 뒤에 뭐가 있나요!!!! 아놔 마무리까지 너무 완벽한데 뒷편 플리즈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