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팍과 커크는 연애 중. 인간은 육체적인 쾌락으로 섹스의 즐거움을 느끼는데 반해 벌칸은 정신적인 교감으로 섹스의 즐거움을 느끼는데서 갈등이 일어난다. 쉽게말하면 서로의 섹스 취향 때문에 싸움난 거. 이건 뭐 섹스만 하려고 하면 싸우니 스팍은 우리 헤어져를 소환하고 커크는 본마미한테 가서 연애 상담 하고 있고 본마미의 중재로 둘이 결국 행쇼한다는 그런 이야기.
스팍과 커크가 진도를 나가네마네로 싸우는 도입부가 신선했는데 막상 읽고나니 너무 평범한 내용이라 추천할까 말까 망설였다. 특별히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이한 것도 아닌, 그냥 우리네 연애랑 별다를 거 없는 그런 느낌. 그런데 평범한 연인처럼 싸우는 스팍과 커크가 왤케 좋은지 ;ㅁ;
1.
“잠깐. 나 이거 하기 싫어.”
스팍은 하던 걸 멈추긴 했지만 표정이 굳어지는 것까지는 막지 못했다.
“동의하셨다고 생각했는데요.”
“생각이 바뀌었어.”
짐이 스팍의 어깨를 떠밀었다.
“일어날래.”
크게 한숨을 쉬면서 스팍이 짐의 침대에서 일어났다.
“제가 확실히 당신에게 스트레스를 준 점에 대해 사과합니다. 그럼 이만-”
“그러지마.”
짐이 말을 끊었다.
“뭘 하지 말라는 겁니까?”
짐이 떨리는 손으로 머리를 쓸어 올렸다.
“나가겠다고만 해봐.”
스팍은 눈을 찌푸렸다.
“제가 있는 것도 싫다, 가는 것도 싫다. 저더러 어쩌라는 겁니까?”
“네가 있는 게 싫다고 한 적 없어. 그냥 하지 말라는 거지. 그 두 개는 다르거든.”
“답이 안 됩니다.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짐이 팔을 꼬고 벽에 등을 기댔다.
“옆에 있어. 내가 벌써 몇 번이나 말했잖아. 그냥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저도 지금 이대로는 싫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스팍이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건강한 관계에는 자연스러운 스킨십의 진도라는 게 있습니다. 이건 당연히 할 만한 일입니다. 저는 그동안 계속 참았고 앞으로도 참긴 하겠지만 당신이 하실 마음이 있는지는 알아야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도 많이 힘들기 때문에 저희가 특별한 사이인 것처럼 지내는 건 그만했으면 합니다.”
“미치겠네, 스팍. 나더러 어쩌라고!”
짐이 거칠게 몸을 일으키더니 침대에 앉아 무릎에 팔꿈치를 대고 얼굴을 양손에 파묻었다.
“이런 식으로 저희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관계라는 건 깊어지고 발전해야 끊어지지 않습니다. 정체된 상태로 있을 수는 없습니다.”
스팍이 몸을 굽혀 짐의 손목을 잡고 손을 떼어낸 뒤 자기 손을 짐의 얼굴로 부드럽게 가져다 댔다.
“제게는 이게 필요합니다, 짐.”
스팍은 감정이 가득 담긴 성급한 목소리로 애원했다. 짐은 눈을 감았다.
“나도 안다고. 너한테는 꼭 필요하다는 걸, 스팍.”
짐은 괴로운 듯 한숨 섞인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 그는 떨면서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리와.”
스팍은 일어나 짐 곁에 앉았다.
“우리 오늘 좀 더 가까워졌잖아. 이런 식으로는 안 될까? 나도 노력하고 있어.”
“저도 압니다. 그래서 더 힘든 겁니다. 해 보기만 하는 게 그렇게 힘들면 어떡합니까? 제가 닿기만 해도 못 견디는데요. 오히려 짐이 더 원해야 하는데. 이게 그렇게 싫다는 건 어쩌면 저희 스스로 속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팍이 손을 들어 짐이 흘리는 눈물을 닦아주려 하자 짐이 흠칫했다. 스팍이 손을 뗐다.
“미안.”
짐이 스팍의 손을 잡았다.
“정말로 네가 만져주는 거 좋아해. 널 원해, 스팍. 나도 잘 됐으면 좋겠어. 할 거라니까. 그냥 시간이 더 필요해서 그래.”
짐이 몸을 기울여 스팍의 아랫입술에 가볍게 입맞췄다.
“오늘 꼭 해야겠다고만 하지 마.”
스팍은 미동도 없었다.
“스팍, 응?”
“제가 움직이기만 해도 움찔하는 당신을 보면서 제가 상처를 안 받을 것 같습니까? 제가 때리기라도 합니까?”
“알아 나도. 네가 일부러 날 다치게 할 리가 없다는 거-”
“전혀 다칠 일 없습니다. 아픈 거 아닙니다. 해 보면 가장 좋아할만한 일이에요. 그냥 저한테 당신이 얼마나 특별한지만-”
짐이 또 다시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스팍이 말을 멈췄다.
“저는 못 견디겠습니다. 절 무서워하는 당신을 계속 볼 수가 없어요.”
스팍은 짐이 잡고 있던 자기 손을 빼냈다.
“널 무서워하는 게 아니야. 내 말 좀 들어. 널 무서워 하는 게 아니라고. 나도 원한단 말이야.”
짐이 다시 스팍의 손을 잡아 자기 얼굴로 들어올렸다.
“그냥 하라고, 응?”
짐은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었다. 스팍은 짐이 무서워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속이 미식거렸다. 스팍은 다시 손을 떼어냈다.
“나한테 화낼 걸, 스팍.”
“경고 감사합니다. 그런 말을 해 주면 훨씬 조심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왜 화를 낸다는 겁니까?”
“본즈한테 우리가 싸웠다고 했어. 왜 싸웠는지도.”
스팍이 잔을 내려놓았다.
“당신의 우정을 시기하진 않습니다, 짐. 맥코이 선생이 믿을만한 사람인 것도 압니다. 맥코이 선생이 저에 대해 뭘 얼마나 아는지는 모르는 게 좋을 것 같군요. 그 말을 하려고 부른 건 아니겠지요.”
스팍이 잠시 짐을 바라보았다.
“내가 불렀어. 서로 상처 줄까봐 걱정돼서.”
본즈가 스팍의 관심을 자기 쪽으로 돌리려는 듯 말을 꺼냈다.
“올바른 걱정이지만 이미 늦었군. 나도 짐도 서로 상처를 줬으니까.”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스팍.”
짐이 말했다.
“압니다. 저도 마찬가지니까요. 그래도 서로 상처를 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내가 중재를 좀 서 볼까 하는데.”
본즈가 말했다.
“고맙지만 중재자가 필요할 것 같진 않군.”
“뭐가 필요한데, 그럼?”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다르다는 걸 알아야 하지 않을까. 짐, 제 업무가 끝나고 대화하고 싶었습니다만. 그동안 즐거웠고 또 앞으로 저와 친구로서 좋은 관계로 지내줄 수 있다면 항상 감사히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지금처럼은 못 하겠습니다.”
스팍이 짐을 바라보았고 짐도 스팍을 바라보았다.
“지금 나랑 헤어지자는 거야?”
“네.”
“싫어!”
“짐,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지 마십시오.”
“미치겠네, 스팍! 노력하고 있다고. 네가 원하는 대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단 말이야! 내가 바로 못 한다고 그렇게 가버리면-”
“어젯밤은 처음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었습니다. 어제 당신의 방에서 나간 뒤 충분히 생각해 봤고 이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결론입니다. 저는-”
스팍은 잠시 평정심을 잃었다.
“제가 원하는 건 당신이 줄 수 없는 겁니다. 저희는 안 맞습니다. 그러니 이 관계가 잘 돌아갈 리가-”
“아니라고!”
짐이 용수철이라도 달린 듯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는 우리 관계가 ‘잘 돌아갈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거든! 좀 더 노력하고 서로 좀 더 참는다면-”
“저는 많이 참았-”
“좀 더 참아줄 수도 있잖아!”
“짐, 앉아. 아니면 내가 스팍이랑 이야기 할 시간을 좀 주든가.”
짐은 잠시 두 사람을 바라보더니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떴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스팍과 본즈가 자리에 앉았다. 스팍은 의도적으로 본즈의 눈을 피했고 본즈는 스팍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정말 짐이랑 헤어지고 싶어, 스팍?”
“우리 둘 다 바라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
“짐이랑 계속 사귈 거야?”
“짐에게 이미 말했지만 이런 식으로는 못 해.”
“벌써 두 번이나 대답 피했어. 짐이랑 계속 사귈 거야?”
“이런 식으로가 아니라면.”
“멜드는 일단 접어두고. 짐이랑 계속 사귈 거야? 내가 전문 상담사는 아니지만 관계가 유지되느냐 마느냐 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당사자들이 관계가 지속되기를 바라느냐 마느냐라는 걸 알 정도는 되거든. 니들이 둘 다 헤어지고 싶지 않고 그래서 서로 참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의향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처럼 너네도 다시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스팍이 눈을 감았고 본즈는 스팍이 뭘 피하려는지 궁금했다. 본즈는 기다렸고 마침내 스팍이 눈에 띄게 마른침을 삼키고 대답했다.
“극복할 수 없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 바보 같군. 우리한테는 해당사항 없는 말이야.”
“왜?”
“이해 못 할 거야.”
“설명해봐.”
“못 해.”
“해봐.”
결국 스팍이 본즈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짐이 우리가 성관계를 하려고 했지만 내가 할 수 없었다거나 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면.. 뭐라고 했을 것 같나? 기대를 버리라고 하든가 내가 생각을 바꾸기를 기다리라고, 아니면 헤어지라고 했겠지?”
“여기서 한 이야기만 가지고 내가 뭐라고 했을지 말하긴 힘들군. 나라면 섹스하고 싶어하는 게 문제는 아니라고 했을 거야. 연애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니까. 다른 사람이 항상 네 일을 대신해 줄 순 없으니 언젠가는 네 자신을 중요시할지, 다른 사람을 중요시할지 선택해야 할 때가 올 거라고. 만약 네가 돌아오길 바란다면 짐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참아야 할 거라고도 말했을 것 같군. 강요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가 될 거라고.”
스팍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물론 나도 섹스가 뭔지 알아. 그게 그냥 피부 몇 센티미터를 제대로 비벼주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는 건 나도 안다고. 스팍, 난 너한테 멜드가 어떤 의미인지 안다고 말 할 생각은 없어. 아마 평생 모를 거야. 그래도 네가 말한다면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지.”
잠시 본즈는 스팍이 뭔가 말 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스팍이 꺼낸 말은 본즈가 기대했던 건 아니었다.
“나에게 섹스는 그냥 피부 몇 센티미터를 제대로 비벼주기만 하면 되는 거야.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고 굉장히 기분 좋은 감각이긴 하지만 그 행동 자체는 짐이 느끼는 것만큼 나한테는.. 기분 좋은 일로 가득 차 있지는 않아. 섹스가 짐에게는 아주 친밀한 행위인 건 알아. 나한테는 멜드가 그래.”
“그리고 넌 멜드를 하고 싶고.”
“그래.”
대답은 거의 반항에 가까웠다.
“멜드 하고 싶어도 돼, 스팍. 네가 벌칸 연인이 있었다면 인간이 섹스를 하고 싶어 하는 만큼이나 자연스럽게 했을만해.”
“말 안 해줘도 알아.”
“짐이 왜 그러는지는 알아?”
“짐이 전에 멜드를 해 봤다는 건 알아. 그리고 또 그럴까봐 겁이 나는 거지. 나랑은 그럴 일 없을 거라고 몇 번이나 말 했어.”
“짐이 멜드를 하겠다고 하면 짐이랑 계속 사귈 거야? 아니면 짐이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게 문제인 거야?”
스팍의 약한 모습은 본즈도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짐은 하겠다고 했어. 하지만 아니야. 짐은 멜드를 무서워 해. 나는...”
스팍은 말을 흐렸다. 본즈는 스팍이 말을 끝내길 기다렸지만 스팍은 말이 없었다. 조용히 본즈는 스팍의 옆으로 다가갔다.
“짐이 원하지 않는 걸 강요할 생각이 없는 건 나도 알아. 짐도 알 거야.”
본즈는 스팍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나는 짐을 도울 거야. 헤어지고 힘들어 하는 짐을 도와야 하는지, 멜드만 생각하면 불안해 하지 않도록 도와야 하는지 알려줘.”
“우리 관계가 계속 될 수 있었으면 좋겠군.”
스팍이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대답했다.
“너가 꽤 참아왔다는 걸 알고 있어, 스팍. 조금 더 참을 수 있겠어?”
“응.”
“그럴만한 일이야?”
“응.”
“좋아. 가서 짐 데려와.”
본즈가 스팍을 보내고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본즈는 스팍과 짐이 문 밖에서 뭔가 대화하는 소리를 들었다. 두 사람이 돌아왔고 짐은 의자 끄트머리에 앉았다. 스팍은 가운데를 가리키며 짐에게 물었다.
“제가 옆에 앉아도 됩니까?”
짐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스팍이 앉아서 본즈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나눈 대화를 짐에게 말해야 하나?”
본즈는 살짝 웃었다. 대화를 어려워할터인 스팍이 적극적인 연인처럼 할 말이 있단다.
“응.”
“짐, 저는 우리 관계를 끝내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그렇게 말했던 것은 당신이 멜드를 하기 꺼려하는 걸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맥코이 선생이 저희가 원한다면 돕겠다고 합니다. 저는 원합니다. 짐은 어떻습니까?”
짐이 거의 알아차리기도 힘들 정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 - -
아따... 문장 진짜 토나오게 기네. 읽을 때도 계속 말을 막 헷갈리게 해놔서 짜증났는데 해석하려니 더 짜증 -_-;;
그래도 스팍하고 본즈가 좋아서 했다. 어른스러운 본즈!! 아오 이 커퀴들, 내 앞에서 연애질 하지마!! 이러는 본마미도 좋지만 어른스럽게 이야기 들어주고 연애가 서툰 두 사람에게 조근조근 조언해 주는 본즈도 좋다. ㅎㅎ
3.
“짐, 전보다 더 마음이 편해진 것 같아?”
본즈가 물었다. 얼굴에 핏기는 가셨지만 짐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스팍. 너랑 다음 단계로 가고 싶어.”
“아니오.”
스팍이 부드럽게 대답했다.
“여기서도 당신이 무서워하는 게 느껴집니다.”
“환장하겠네, 스팍. 그만 좀 해.”
“짐, 스팍도 자유롭게 말 할 수 있거든. 스팍, 짐이 무서워하는 게 문제가 되는 이유가 뭐야?”
스팍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무서워하면 안 돼? 그런 거야? 나는 겁도 없고 항상 일을 저지르고 보는 경솔한 사람이다 이거야? 그래?”
스팍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런 거냐고!? 난 겁도 없어야 돼? 내가 겁 좀 내면 안 되는 거야? 누구나 무서워하는 게 있거든, 스팍. 내가 무서워한다고. 그게 싫어? 그럼에도 내가 널 위해 참는 게 싫은 거야? 왜 그걸로도 만족을 못해? 왜 나더러 겁을 내지 말라는 건데?”
짐의 눈이 눈물로 반짝였고, 짐은 눈을 깜빡이며 말을 멈췄다.
“본즈, 여기 휴지 있어?”
본즈는 주변을 둘러보고 용품 선반에서 한 박스를 꺼내서 짐에게 조용히 건넸다.
“물론 무서워 하셔도 됩니다. 가장 원초적인 감정 중 하나니까요. 생존 감각이라 정의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당신이 무서워하는 건 압니다, 짐. 저는 그저 당신이 왜 저를 무서워하는지 이해 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만 하자.”
“짐, 대화를 제대로 끝내야 할 것 같은데. 왜 스팍이 무서운 건데?”
본즈가 끼어들었다. 짐이 눈을 감았고 새로이 흘러나온 눈물이 볼을 적셨다.
“괜찮아. 뭘 무서워하든, 괜찮아.”
“뭘 무서워하는지 압니다, 짐. 제 강한 감정이 무서우신 거죠. 저더러 당신은 무서워하면 안 되는 거냐고 물으셨죠. 물론 무서워하셔도 됩니다. 저는요? 저는 화내면 안 됩니까? 저는 아파도 안 되고 슬퍼도 안 됩니까? 제가 화내고 슬프고 아픈 것만 보이십니까?”
짐이 코를 훌쩍이며 스팍을 바라보았다.
“꾸미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제가 아끼는 특징들, 단점들 다 괜찮습니다. 당신이 겁을 먹든 화를 내든 아름답든 오만하든 늘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이를 닦지 않았든 콧물이 나왔든 당신을 사랑합니다. 코 푸세요.”
짐은 우는 것도 아니고 우는 것도 아닌 소리를 내면서 또 다시 휴지를 찾았다.
“거의 익히지도 않은 고기를 입을 벌리고 먹어도, 그걸 보며 제 속이 메슥거려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젖은 수건을 바닥에 던져놓아도, 당신이 다칠 걸 뻔히 알면서도 윤활제도 없는데 손가락을 넣어달라고 해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런 당신을 전부 사랑합니다.”
스팍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하지만 제가 사랑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 당신은 겁을 먹고 움츠러듭니다. 당신이 제게서 멀어지게 하는 게 뭔지, 당신이 뭘 무서워하는지 제가 어떻게 압니까? 제가 이를 닦지 않으면? 저녁에 콩을 먹고 방귀를 뀌면? 무신경한 말을 하면? 당신이 안 보셨으면 하는 게 뭡니까?”
“아무 것도 감출 필요 없어.”
짐이 울음을 멈추고 조용히 말했다. 짐은 스팍에게 휴지를 건네고 스팍에게 손을 뻗었다. 스팍은 짐이 팔을 뻗어 자신을 꼭 끌어안아도 뻣뻣하게 앉아있었다.
“물론 지금도 널 사랑해. 항상 널 사랑할 거야. 그래서 내가 무서워도 너랑 멜드를 하겠다는 거야.”
짐은 스팍의 손을 잡고 자신의 얼굴로 들어올렸다.
“지금 멜드하자.”
“말이 안 됩니다. 지금 당신과 멜드하면 당신은 제 고통을 느낄 겁니다. 그리고 저는 또 몇 개월 동안 멜드는 고통스러운 게 아니라고 당신에게 이야기해야 할 겁니다.”
짐이 스팍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내가 받아줄게.”
짐이 스팍의 손가락을 자기 얼굴에 대고 지그시 눌렀다.
“지금 네가 느끼는 게 뭐든, 내가 다 받아줄게. 나랑 멜드해.”
“무서우시-”
“그래, 나 지금 무섭다. 그리고 너 지금 막 내가 힘들 거라고 이야기도 했거든. 그래도 상관없어. 지금 해.”
스팍이 손가락을 움직였지만 멜드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무서워?”
짐이 물었다.
“네.”
“뭐가?”
“당신을 잃을까봐요.”
“그럴 일 없어.”
- - -
제 아무리 이 소설 속 본즈가 어른이래도 이런 모습을 보면 얼굴이 썩을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 다 큰 남자 어른 둘이 울면서 사랑한다고, 너랑 헤어지기 싫다고, 난 네가 이빨 안 닦아도 좋은데 내가 이빨 안 닦은 거 싫어할까봐 겁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아무리 스팍 커크 좋아해도 썩을 것 같은뎈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사랑싸움이 그런거지... 연애경험 별로 없고 심지어 싸움 처음 해보면 그럴 수도 있지... 남동생들 같구먼... (스팍 커크 설정상 나이 나보다 어렸던가?;;)
캐붕이긴 한데 구체적으로 뭐가 사랑스러운지 그 와중에 조목조목 말하는 건 또 스팍스러워서 귀엽단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