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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팍/커크 영픽 추천] Inside the River 본문

SPOCK/KIRK 영픽 추천/장편 (Words: 30,000~)

[스팍/커크 영픽 추천] Inside the River

Neble 2016. 11. 12. 05:09
Inside the River by yeaka
44507 words
 

스타플릿에서 함장직을 유지하려면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1. 이미 기혼자이거나, 2. 연애 포기 및 독신을 선언하거나, 3. 오랜 전통대로 스타플릿이 정해주는 짝이랑 결혼하거나. 엔터프라이즈호의 함장인 짐은 윗전의 압박이나 괜찮은 임무에서 배제되면서도 미혼인 채로 어찌어찌 1년을 버텼지만 계급이 강등되어 엔터프라이즈호에서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되자 결국 전통에 따라 스타플릿이 맺어주는 짝을 맞이하기로 한다. 그렇게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배우자 신청서를 대충 작성하자마자 결정된 자신의 짝과 함께 외딴 우주 행성에서 신혼여행 비슷한 것을 보내게 되는데...

요즘(2016년 3월) 나만 팬픽 춘궁기인가... 아무튼 모처럼 정략결혼!!!!!!!!!!!!!!!!!!!! 이거 신선하다!!!!!!!!!!!!!!!!!!! 이러고 읽었는데 평화로운 신혼여행지여야 할 우주 행성이 수상해서 이것이 로맨스인지 스릴러인지 ㅠㅠㅠㅠㅠㅠㅠ 밤에 혼자 있는 방에서 불 끄고 읽는데 무서웠다 ㄷㄷㄷㄷ 동남아의 신혼여행지 같은 곳인데 인기척이 없어!!! 시내로 나가봐도 아무도 없어!!! 행성 정부에 연락을 해 봐도 답이 없어!!!!! 도대체 이 행성의 비밀이 무어냐 ㄷㄷㄷㄷ 두 사람이 어색한 사이에서 서로를 평생의 짝으로 인정하는 과정도 참 섹시하고 좋긴 한데, 이 둘이 어떻게 되느냐보다(당연히 잘 되겠지) 이 행성에 숨겨진 비밀이 궁금해서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던 그런 이야기 '-' 연애 소설을 그런 분위기로 끌고 가는 것도 쉽지 않은데 좀 감탄했다 ㅋㅋ

스팍커크에 조금 더 치우친 취향을 갖고 있다보니 이 소설이 커크스팍이라는 것을 따로 밝혀야만 할 것 같다................... ;ㅁ;

 

 

 

지금 이 순간 스코티의 얼굴을 차마 볼 수 없었던 짐 덕분에 전송 컨트롤에서 대기하는 건 카일이었다. 짐이 혼잣말로 투덜거렸다.

 

뭐 이런 어처구니없는 전통이 다 있어?”

다 알고 들어와 놓고, .”

 

본즈는 즐거워 죽겠다는 내색을 감출 생각도 하지 않았다. 노려보는 짐의 시선에도 본즈는 태연히 말을 이었다.

 

멍청한 건 너지. 내가 더 구체적으로 작성하라고 했잖아.”

 

그 말에는 짐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수긍했다.

 

대체 내 동반자가 누구인지 관련 서류 정도는 보내달라고 할 걸 그랬어.”

 

본즈가 코웃음 쳤다.

 

봐도 별 도움은 안 됐을 걸. 나는 평범한 방법으로 아내를 골랐는데도 지금 내 꼴을 봐라.”

갔다 오면 다시 말해줘. 최고 의료 책임자에게도 정략결혼을 추천할 테니까.”

 

짐이 놀리느라 하는 말인 걸 알면서도 본즈가 씩씩거렸다.

 

그딴 짓 하기만 해.”

 

짐은 일부러 약 올리는 표정을 했고 곧이어 전송기가 작동되는 소리와 함께 플랫폼에 익숙한 색깔의 점들이 모여들었다. 짐은 그 즉시 장난기를 털어냈다. 그리고 그 어떤 때보다도 더 굳은 자세로 섰다.

짐과 엇비슷한 인간형의 형체가 생겨났다. 처음에 짐은 점점 형태를 갖춰가는 그 형체가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전송이 끝나고 눈에 들어온 귀의 모습에 스타플릿이 자신에게 보낸 존재가 벌칸인임을 깨달았다.

스타플릿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장난기 많은 함장에게 걸어 다니는 컴퓨터를 보낸 것이다. 이렇게 안 어울릴 수가 있나. 그 벌칸인은 익숙한 무표정을 하고 짐보다 더 뻣뻣한 자세로 서 있었다. 남자는 흘끔 본즈를 봤다가 짐을 보고 그대로 시선을 멈췄다.

그 순간 짐이 생각했던 첫인상은 전부 변하고 말았다. 짐은 거침없이 자신과 평생을 함께 할 남자의 모든 것을 살폈다. 늘씬하고 탄탄한 몸, 거의 노란빛을 띠는 창백한 피부, 새까만 바가지 머리와 짙은 눈동자, 뾰족한 눈썹과 그 아래 은은한 푸른 빛, 볼록한 광대뼈와 날카로운 턱선, 활처럼 휘어진 분홍빛 입술까지. 파란 제복을 입은 벌칸인 남성이었고, 아주 짧은 순간 짐은 머릿속으로 남다르게 잘생겼다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은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짐을 바라보았다. 짐을 올려다보지도, 내려다보지도 않고 그저 똑바로 짐을 응시했다. 본즈가 기침을 할 때까지 둘은 상대를 응시했다. 하지만 짐의 머릿속은 어지럽게 휘청거리며 멍해졌다.

짐이 고개를 흔들며 생각을 떨쳐버리고 평소답지 않게 어색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제임스 T. 커크 함장입니다. 승선을 환영해요.”

 

벌칸인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전 스팍 중령입니다.”

 

벌칸인답게 그는 환영 인사에 대해 의례적인 화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전송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그는 한쪽 어깨에 지급 받은 더플백을 메고 있었다. 짐이 들고 있는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잠깐 동안 짐은 한 번도 만나지 않은 벌칸인 배우자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어색해했지만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본즈는 자기소개도 하지 않고 뜬금없이 입을 열었다.

 

이거 재밌네.”

 

짐은 반쯤은 자기 편하자고, 또 반쯤은 제일 친한 친구를 괴롭힐 생각으로 본즈를 끌고 갈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까만 해도 당연히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스팍이 이렇게 매력적인 걸 본 이상 제 삼자를 데리고 가는 게 내키지 않았다. 스팍이 자신을 철저히 드러내지 않으려는 것을 보면 짐도 따라주는 게 옳은 것 같았다.

결국 짐은 아름다운 이방인과 결혼해 평생을 살 거라면 시작은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짐은 처음엔 어색했지만 점점 용기를 얻어 마치 자석에 이끌리는 것처럼 스팍에게 다가갔다. 전송대에 올라선 짐은 멈추지 않고 몸을 기울여 첫 데이트를 하는 것처럼 볼에 입을 맞췄다.

스팍이 펄쩍 뛰며 짐의 입술을 피하려는 듯 이상하게 몸을 틀었고 짐도 본즈와 카일 앞에서 얼굴을 붉히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즉시 몸을 굳히고 물러섰다. 짐은 스팍의 뻣뻣한 태도에서 그렇게 빠르게 움직일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그렇게 노골적으로 거절당한 적도 없었다. 본능적으로 사과를 하려는데 스팍이 그보다 먼저 자세를 바로 했다.

그러더니 스팍이 머뭇거리며 딱 붙인 손가락 두 개를 내밀었다. 짐이 의아해하며 그 동작을 따라하자 스팍이 손을 내밀어 최대한 빠르고 가볍게 살을 맞댔다.

해방된 욕구가 찌릿하게 침의 척추를 타고 흐르는 데는 그거면 충분했다. 그 짧은 순간 짐은 그동한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하나 됨을 느꼈다. 모든 게 옳았고, 완벽했고, 온기가 뇌리를 스치더니 다시 멍하니 미래의 남편을 바라보는 짐 자신으로 돌아왔다.

스팍의 얼굴에 약간 혼란스러운 기색이 미쳤지만 방금의 접촉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 대신 멀리 떨어진 벽으로 시선을 돌리기에 짐이 정신을 차리려 노력하며 명령을 내렸다.

 

에너자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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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첫 만남이 너무 귀엽다 으큭큭큭큭.

스팍을 보고 첫눈에 뿅~ 해서 남자답게 먼저 다가가 볼에다 뽀뽀하는 커크나, 거기에 놀라서 펄쩍 뛰었다가 얼른 정신 챙겨서 조심스레 벌칸 키스하자고 아무 말 없이 손가락 두 개 내미는 스팍이나 으크크크크크크.


개인적으로 커크스팍은 스팍이 너무 조신해서 좀 그래...

그래도 가뭄에 콩 나듯 커크스팍을 읽기는 한다. (정말 가뭄에 콩 나듯 읽지만;)


이 소설은 밤에 방에 불 끄고 보면 수상한 신혼 여행지의 분위기가 살고 아주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론은 뭐... 어쨌든 둘이 잘 되는 게 중요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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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혀 놓은 지 아주 오래된 소설;;; 읽을 사람은 다 읽었을 소설;;;

영픽 추천할 때마다 발췌 해석을 하는 바람에 영픽 추천하는 것도 쉽지가 않아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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