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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팍/커크 영픽 추천] Whispers of my skin 본문

SPOCK/KIRK 영픽 추천/단편 (Words: ~10,000)

[스팍/커크 영픽 추천] Whispers of my skin

Neble 2017. 1. 31. 05:17

Whispers of My Skin by iknewaman
2422 words

벌칸이지만, 인간 혼혈인지라 스킨십을 갈망하면서도 티내지 못하는 스팍이 짐의 사려깊은 스킨십을 즐기는 이야기. (야한 거 아님)


긴 글은 긴 글대로 좋지만 나는 원래 장편보다 중단편이 취향이다. 팬픽에서만이 아니라 문학 취향 자체가 그렇다. 그런데 어느 분의 덧글을 보니 앞으론 짧지만 좋은 단편들을 많이 추천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영어와 가까운 분들 말고 팬픽을 통해 영어와 가까워지고 싶은 분들이라면 장편보다는 단편에 도전하는 게 아무래도 부담이 없겠구나 싶더라. 왜 그 동안은 그 생각을 못했을까. 아무튼 덧글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_ _)

이 소설은 스팍 시점으로 전개되어 심리묘사 좋아하는 내 취향인데다 그래서 둘이 그린라이트냐고!! 하고 궁금하게 만드는 애매한 마무리도 상상의 여지가 있어서 좋다. 다만 이 소설의 문장이 좋은 편이냐 하면 그건 또 아닌 게 함정;;; 그래도 간질간질하고 재밌으니 추천!

 

스팍은 왜 그런 감각이 존재하는지 절대 이해할 수 없었다. 누군가 아주 가까이 지나가거나 그의 퍼스널 스페이스를 침범해 올 때마다 그의 감각을 휘감는 그 갈망 말이다. 그가 아직 어리고 벌칸에 살던 시절에 그런 경험은 마치 금지된 마약과 다름없었다. 벌칸인 사이에서 퍼스널 스페이스는 아주 가치 있는 것으로서 대단히 존중받았다. 만지는 것은 금기였지만 가까이 서는 것은 그저 얼굴을 찌푸리고 마는, 철부지 시절에는 일부러 모른척하기도 하는 그런 일이었다.

스팍은 청소년 시절, 호의적인 호기심이 생기는 상대에게 과하게 가까이 서서 손가락을 뻗어보다가 중간에 멈추고 다시 차려 자세로 서곤 했다. 인간 혼혈인 스팍에게 그렇게 타인과 가까이 서는 일은 고문과도 다름없었다.

청소년기 때처럼 누군가와 닿고 싶은 감각에 사로잡혀 본 적은 없었다. 스킨십에 집착하던 어릴 때조차도 그랬다. 하지만 그건 아마 스팍의 어머니가 신체적으로 표현해 주던 애정표현 덕분일 것이다. 어린 시절엔 플라토닉한 가족으로서의 스킨십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성인 벌칸이 된 지금 그는 그 이상을 갈구했다.

*

스팍은 누군가를 만지고 또 그 상대의 손길을 받고도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마치 미다스 왕처럼, 그는 어디에도 손을 뻗을 수가 없었다. 그의 경우엔 손이 닿는 것마다 금으로 변해서가 아니었다. 그를 꼼짝 못하게 한 건 그런 욕구를 가지는 자신에 대한 수치심뿐이었다.

*

지구에 살면서 스팍은 물리적으로 가까워지려는 욕구를 억누르는 일에 익숙해졌지만 그게 쉽지는 않았다. 그는 우연히 타인과 닿는 것을 즐기면서도 그 사실을 지적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그들에게서 얻게 될 온기와는 영원히 작별을 해야만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짧은 추억을 갈망했다.

벌칸에서는 그를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마에 입을 맞춰주는 어머니가 계셨다. 신체 접촉이 일반적인 지구에서 스팍은 접촉 결핍 상태였다.

마실 물이 없는 바다 한 가운데에서 극심한 갈증을 경험한 적은 없지만 스팍은 그의 감정과 그 상황엔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다.

*

스팍은 오랫동안 제 손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접촉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다. 그는 스스로 무슨 일이 있어도 차려 자세를 유지한다는 습관을 들이고 언제나 그 규칙을 따랐다. 갑자기 만지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손을 뒤로 물렸고 욕구가 더 강해지면 뒷짐을 졌다. 그 감정이 참을 수 없어 견디기 힘들 때엔 적당한 핑계를 대며 재빨리 자리를 떴다.

완벽하진 않아도 납득할 수준으로는 조절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짐 커크가 그 모든 걸 망쳐놓았다.





- - -
As a race personal space was highly valued among Vulcans, and incredibly respected.


이 소설의 첫 단락에 있는 이 문장은 비문이다. 뭔가를 집어 넣든가, 뭔가를 빼지 않으면 제대로 옮길 수 없다. 그래서 나는 as a race 부분을 빼고 옮겼다. 내 생각이지만 As a race (that) personal space was highly valued, ~~라고 시작되는 문장을 쓰려다 꼬인 바람에 이렇게 된 것 같다. 아마 원래는 이런 문장이었을 것이다. (탐정처럼 추리 시작)


As a race (that) personal space was highly valued, personal space was incredibly respected among Vulcans.
퍼스널 스페이스를 아주 가치 있게 여기는 종족으로서, 벌칸인들 사이에서 퍼스널 스페이스는 대단히 존중받았다.


그런데 내가 임의로 만든 이 문장은 문법에는 맞지만 군더더기(겹치는 요소)가 많아서 역시 좋은 문장이 아니다. 그래서 이 문장을 뜯어 고치고 싶었을 거다.


As a race, personal space was highly valued among Vulcans and incredibly respected.
마치 경주하듯, 퍼스널 스페이스는 벌칸인들 사이에서 아주 가치 있는 것으로서 대단히 존중받았다.


이 문장의 문제가 뭐냐면 이렇게 쉼표 하나의 위치만 바꾸면 문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서 해석이 되긴 한다는 거다. 경주하듯 퍼스널 스페이스를 존중한다? 서로 경쟁하듯 존중했단 소린가? 생각을 깊게 하면 할수록 그럴싸하게 느껴진다.



우리말도 그렇지만 애초에 언어의 목적 자체가 의사소통이기 때문에 이렇게 (의도하지 않고) 사람 헷갈리게 하는 문장은 결코 좋은 문장이 아니다. (아니라고 생각한다가 아니라 아니다. 단언할 수 있음!) 그래서 영픽으로 영어 공부하는 게 좋지 않다는 말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질을 떠나서 많이 보고 고민하는 게 아주 쓸데없는 짓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어휘력은 늘지 않나. 쓸데없는 단어만 배운다고 하는데, 단어 수준 자체가 그다지 높지 않아서 자주 쓰는 필수 단어를 익히기에 좋을 수도 있다. 원래 영어를 옮길 때도 사람 힘들게 하는 건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단어지, 사전 찾아서 뜻 한두 개 나오는 듣도 보도 못한 어려운 단어가 아니니까. 게다가 어쨌든 많이 보면서 영어가 일단 친숙해지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 거 아닌가. 어느정도 영어랑 친해지고 나서 잘못 알고 있던 걸 배우면 되지. 외국인인데 좀 틀리면 어때서. 우리말도 바르게 못하는데 영어는 꼭 바르게 하란 법 있나? 걔들이 하는 말 내가 알아듣고, 내가 하는 말 걔들이 알아들으면 그만이지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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