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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팍/커크 영픽 번역] There is a reason (18장 나는 화학 약품을 들이마시고 있어.)
Neble 2014. 7. 22. 04:10
“이 배는 가망 없습니다, 함장님. 침몰한다고요.”
스콧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과부하 된 도관과 연결 단자에서 연기와 증기가 피어올랐다. 경보음이 머리 위 붉은 빛에 맞춰 울려 퍼졌다.
“코어 오정렬. 위험.”
“아니, 침몰 안 해.”
커크가 혼잣말했다. 커크는 코어 송전탑으로 달려갔고 스콧이 뒤를 따랐다.
“안 돼! 짐, 기다려!”
커크가 한 때 출입구였던 곳을 휙 돌아 나갔다.
“거기 들어가면 죽어! 내 말 좀 들어! 방사능 때문에 죽는다고!”
커크가 몸을 굽히고 함장 권한 암호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스콧이 소리 지르며 커크를 문에서 떼어 놓으려 했다. 커크가 몸집이 작은 스콧을 밀쳐냈다.
“문 열고 있잖아. 내가 들어갈게.”
커크는 단호했다.
“그 문은 방사능 오염을 막으려고 있는 거야! 다 올라가기도 전에 죽는다고!”
스콧이 악을 썼다.
커크가 몸을 일으키며 숨을 헐떡였다.
“자네는 안 들어가도 돼.”
커크가 중얼거렸다. 커크가 몸을 돌려 있는 힘껏 스콧의 얼굴을 주먹으로 쳤다. 스콧이 쓰러졌다.
커크는 스콧을 의자까지 끌어다 앉혔고 송전탑에 뛰어들기 직전 안전벨트를 채우길 잊지 않았다. 터널 가득 붉은 조명이 비췄다. 커크가 기어오르며 코어에 도착할 때까지는 함선이 뒤집어지지 않길 기도했다. 마침내 어두운 터널 너머 작은 문을 빠져나왔다. 커크는 코어를 감싸고 있는 밝고 하얀 실내와 마주했다.
공기가 뻑뻑했다. 허파를 가득 채우고 장기와 피를 쥐어짜며 피부를 밀어 올렸다. 숨은 헐떡거렸고 입은 바싹 말랐다. 커크는 계속 기어올랐다. 코일은 두 발로 걸어 오를 만큼 넓었다. 전선과 매달릴 만한 모든 곳에 다 매달리며 커크는 계속 타고 올랐다.
손은 땀이 나면서도 동시에 사막처럼 쩍쩍 갈라졌다. 허파에는 물이 차오르는데 입술은 갈라졌다. 끙끙거리며 커크는 위로 기어올랐다. 살갗이 불에 닿기라도 한 듯 타올랐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몸이 무거워져 근육이 젤리로 변한 기분이었다. 팔을 들어 올릴 힘도,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었다. 커크는 그저 멈춰서 드러눕고 싶었다.
함선이 다시 기울었다. 커크의 몸도 옆으로 내던져졌다. 코어를 잡지 않았으면 중력에 날아갔을지도 모른다. 눈이 너무나 피곤했다. 또 한 번 끙끙거리며 다리를 코어 테두리에 걸어 올렸다.
바로 저기, 손만 뻗으면 닿을 곳이었다. 코어 아래쪽이 틀어져 아래를 향했다. 에너지를 담은 빛나는 실이 반짝이며 코어 사이에서 춤췄다.
척추를 중심으로 피부가 둘로 갈라지는 느낌과 동시에 커크는 팔을 뻗어 무뎌진 손가락을 코어 위쪽 금속 고리에 감았다. 있는 힘껏 몸을 끌어올려 틀어진 접합부를 발로 찼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커크는 계속 발로 코어 아래를 뻥뻥 찼다. 생각이 곤죽처럼 뒤섞였다. 왜 이러고 있지? 너무 힘들었다. 그냥… 눕는 게 나을 텐데…
또 다시 발로 걷어찼다. 코어 아래쪽이 살짝 흔들렸다.
그냥 스팍을 만나러 가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둘이서 손을 잡고 관측실 바닥에 앉아있을지도 모른다. 정말 괜찮은 생각 같았다.
또 한 번 걷어찼다. 철커덕하고 큰 소리가 나서 잠시 머리가 맑아졌다. 함선은 침몰하고 있다. 코어를 고치지 않으면 모두가 죽는다.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그러나 스팍은 살아있다. 본즈도, 스코티도. 답답한 가슴으로 크게 숨을 내뱉고 커크가 몸을 끌어올려 거친 신음소리를 내며 온 몸을 메다꽂았다.
코어가 제자리로 돌아갔다. 눈 깜짝할 새 엄청난 빛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커크는 붕 떠올랐다.
…
+또 다시 쓰는 후기+
스콧이 평소엔 커크가 함장이기 때문에 존댓말을 하지만 커크가 죽으러 달려가는 걸 알고는 친구로, 동생으로 여기며 반말로 말린다고 생각했다. 평소 Sir라고 하는데 이 순간엔 Jim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는 하다. 영어 텍스트는 정말 이런 게 어렵다. ㅠ_ㅠ
+ + +
바로 저기, 손만 뻗으면 닿을 곳이었다.
two feet는 약 60센티미터. 정확한 위치를 나타낸다기보다 이 문장에서는 그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의미로 보았다. 50센티미터 정도를 보통 한 팔을 뻗은 길이로 나타내니까 딱 그 정도 거리면 적당해 보여서 의역했다.
+ + +
“Because you are my friend,” he finished for him.
(편의상 중간 생략 있음)
스팍이 커크를 대신해 말을 마쳤다. (He finished for him.)라는 설명때문에 두 번째 Why~ 를 옮기는 데 약간 신경 썼다. 만약 저 말이 없었다면 난 오히려 앞의 why ~ 와 짝을 이루게 옮겼을 거다.
또한 You are my friend는 직역하면 당신이 나의 친구니까. 인데, 음... 스팍에게 커크는 친구지만 친구'만'은 아니라서 아주 직역은 하지 않았다. 사랑을 사랑이라 말을 못하는 스팍이 안타깝잖아...ㅠ
정말 좋아하는 장면이라 잘 옮기고 싶었는데 늘 그렇듯이 원작만 못하다. 역시 번역은 원 작품의 대체물이 아니라 독자를 원문으로 가까이 데려가는 수단이자 자극제라는 보르헤스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다.
여담으로 다시 옮기면서 무한대돌의 신곡을 들으면서 했는데 감정이입에 참 적절했다.(...)
I want you back back back back back~
+ + +
스팍과 칸이 싸우는 장면 옮기면서 으음.. 스팍도 뭐, 몸싸움은 뭐.. 라고 생각했다. (미안 ㅋㅋ)
+ + +
드디어 이 둘의 꽁냥꽁냥을 옮긴다 오예!!! 아오 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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