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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CK/KIRK 영픽 번역/There is a reason

[스팍/커크 영픽 번역] There is a reason (9장 독기를 뿜는 구출)

Neble 2014. 5. 27. 02:43



9장 독기를 뿜는 구출



수많은 위성 중에서도 지금 그들이 관심을 보이는 사이그너스 델타 4계의 위성은 몬트레소라고 불렸다. 수십 년 전에는 우주 항으로 쓰였지만 스타플릿이 이 은하계 전체를 일주하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면서 파산과 동시에 몰락했다.

엔터프라이즈호는 위성이 가진 가장 넓은 감시 범위에서 2킬로미터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우주 공간에 정지한 채였다. 바로 옆의 USS 클레런던호는 마치 기죽은 동생처럼 보였다. 클레런던호는 삼 개월 안에 퇴역할 지중해 급 함선이었다. (또한, 스코티 말로는 스튜어트 소장도 함께 퇴역한다는 소문이 돈다고 한다.)

커크는 스팍과 어깨를 붙이고 나란히 서서 잠입할 건물의 배치도를 살펴보았다. 연결된 통신을 통해 스튜어트 소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자와 아이들은 여기에 잡혀있어.”

스튜어트 소장이 설계도면의 일부를 띄웠다.

“방어막이 건물 전체를 보호하고 있어서 전송기를 통한 진입이나 탈출이 불가능해. 인질 중에 남자는 없다는 정보야. 엘트란은 아동과 여성에게만 관심이 있었어. 역겨운 자식.”

얼핏 스팍이 눈썹을 치켜 올리는 모습이 보였다.

“인질의 안전을 보장할 침투 조가 필요해. 벌칸인과 베타제드인이 구조되면 진입해서 적을 생포한다.”

“중무장을 한 범인들은 만만찮은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스팍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술 팀이 적 방어선을 돌파하여 인질에게 안전하게 접근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도시 전체에 동력을 공급하는 전선관이 항구 밑에 깔려있어. 특수작전 팀이 주전원 배전반에 접근하여 전원을 차단하고 건물로 진입한다. 인원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아. 이쪽에선 세 명을 지원하겠다.”

지도가 사라지고 지휘부를 나타내는 금색 제복을 입은 스튜어트 소장이 화면에 나타났다.

“20분 안에 장비를 갖춘 최정예 보안요원을 파견하도록.”

“제가 가겠습니다.”

커크는 곁눈질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스팍을 바라보았다.

“스팍도 동행합니다.”

“허가할 수 없네, 함장. 작년에 연방 타블로이드 신문은 죄다 자네 얼굴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어. 잠입이 목적인 이런 임무를 하기에 스팍 중령과 자네는 너무 눈에 띄어.”

“저와 커크 함장님은 집중 포화 속에서도 적진에 침투한 적이 있습니다, 소장님.”

스팍이 옹호했다.

“나라다가 지구를 공격하기 직전에 저희 둘은 해당 함선에 승선하여 또 다른 연방 행성이 파괴되는 것을 막았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부상당한 인질도 구출해 냈습니다.”

“그랬을지는 모르겠지만, 스팍 중령, 위험을 감수할 순 없네. 작전이 실패할 때를 대비해서 대기하도록 해. 자네들이 내 유일한 보루니까.”

“소장님―”

미간을 쓸며 커크가 입을 열었다. 자신이 하려는 말을 정중하게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던 커크는 포기하고 직설적으로 말을 꺼냈다.

“소장님, 제가 해킹에 재능이 있는 건 아실 겁니다. 저를 투입시켜 주십시오. 누구보다도 빨리 전원을 차단하겠습니다. 전원이 차단된 상태에서라면 절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도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기습으로 혼란한 상태에서 적들은 유명인사가 공격을 해오든 말든 신경 안 쓸 겁니다.”

스튜어트 소장이 의자에 등을 기댔다.

“파이크 제독님은 자네가 단도직입적이라고 늘 말씀하셨지.”

커크는 자세를 바로 했다. 어떻게든 죄송스러운 내색을 해 보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사죄의 기색도 없이 스튜어트 소장을 마주 바라보았다.

“좋아, 커크. 자네는 끼워주지. 하지만 엔터프라이즈호에도 적 정황을 파악할 지휘관이 필요해.”

스튜어트 소장은 날카롭게 스팍을 바라보았다.

“제가 남겠습니다.”

스팍이 대답했다. 스팍의 냉정한 목소리를 들으며 커크는 소장에게 고개를 숙여 짧게 인사했다. 화면이 꺼졌다.

일등 항해사를 돌아보았다.

“날 믿어, 스팍. 걱정하지 마.”

“걱정은 에너지와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소비합니다, 함장님. 저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다행이네.”

커크는 몸을 돌려 회의실을 나갔고 스팍이 뒤따랐다. 잠시 후 두 사람은 함께 함교에 서 있었다.

“현 은하계 지도 띄워봐.”

시커먼 우주가 이차원 도표로 나타났다.

“도주하는 함선이 있다면 위성 뒤를 돌아 사이그너스 델타 4쪽으로 향하겠군요. 근처에 우주기지 12가 있기 때문에 다른 항로를 택하기엔 위험부담이 큽니다.”

“내 생각도 그래.”

지도를 들여다보며 커크가 중얼거렸다.

“클레런던은 최신 워프 기술도 탑재하고 있지 않은데다 무기도 불충분하니 이 항로를 상정하고 엔터프라이즈가 작전을 펼치는 게 논리적입니다.”

스팍이 커크를 바라보았다.

“이봐, 스팍.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아는 네가 사랑스럽다는 말 최근에 했던가?”

“우선, 제가 함장님께 텔레파시를 쓴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스팍이 정정했다.

“게다가, 함장님과 신체접촉을 하지 않는 이상 제가 함장님의 생각을 안다는 건 불가능―”

“스팍.”

‘비유를 든 거야’라고 말하는 듯 커크는 스팍과 눈을 맞췄고 스팍은 눈썹을 들어올렸다.

“가야겠다. 스튜어트 소장님이 기다리실 거야.”

“함장님.”

커크가 터보리프트에 막 들어가려던 차에 스팍이 입을 열었다. 커크가 발을 멈췄다.

“…행운을 빌겠습니다.”

커크가 활짝 미소 지었고 터보리프트의 문이 닫혔다. 함선은 스팍이 책임질 것이다. 이제 커크는 임무에 집중해야 했다. 빨리. 스팍이 문맥상 자신과 ‘신체 접촉’한다고 말 한 뒤로 커크의 머릿속은 소리를 지를 만큼 깜작 놀라 멈춰버렸기 때문이었다.

정신 차려, 커크. 스스로에게 화를 냈다. 뭐야, 사춘기 소녀냐?

문이 열리고 다시 우주선의 함장으로 돌아가기 전에 커크는 잠시 터보리프트 벽에 이마를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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